R's 게임 리뷰

벼랑 끝에 몰린 어쌔신크리드 - 1부 스토리



BGM Info - Assassin's Creed 3 OST "What Came Before"
 


 :-) 개인적인, 어쌔신크리드를 비판하는 긴 글입니다. 어쌔신크리드에 관심이 있는 분들만 읽어주셔요.



면서 가장 좋아하는 게임들 중 하나이자 애착을 가지는 시리즈를 비평하는 것보다 더 가슴 아픈 일은 없습니다.
최근에 바이오하자드 시리즈가 그러했고, 1년째 쓰고 있지 못한 레벨레이션 리뷰와 3편의 리뷰도 같은 마음인데,
어크 관련한 비판에 대해 정확히 집고, 알고 고쳐나가야 할 바른 시선을 갖길 바라는 마음으로 
조금은 괴로운 자판을 두드립니다. 부디 여러분께 공감과 함께 좋은 이야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 본문은 타 카페, 타 사이트에 스크랩 및 퍼갈 수 있도록 
  전체 공개로 작성되었습니다. 퍼가실 땐 출처만 남겨주시면 됩니다. *

** 어쌔신크리드 1~3편까지의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1. 우선은 매혹적인 세계관



  어쌔신크리드는 사실 한개의 컨셉에서 시작된 게임입니다. 
'만약 DNA속에 기억을 저장하고 후대로 물려준다면 자손은 내가 겪었던 경험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공상과학적인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그 컨셉을 실행시켜줄 가상의 장치인 '애니머스'를 통해 
충격적인 인류의 기원까지 확인 할 수 있게 되죠. 때문에 어쌔신크리드는 자연스럽게 도출된 결과를 내정해 놓고 
복선이 많은 비선형적인 이야기 구조를 가지게 됩니다. 이러한 알고리즘은 필연적으로 '복잡한' 형식을 띄게 되며 
쉽고 자연스럽게 플레이어에게 전달하기가 어려워집니다. 어쌔신크리드는 이러한 전달의 문제점을 싱크(Sync)라는 
게임 내 장치를 통해 자연스럽게 전달하게 되는데, '선조가 겪었던 이야기를 차례대로 경험하고 선조가 남긴 힌트나 
물건의 위치, 또는 유무를 알게되어 현실의 내가 찾게 된다'라는 쉽고 좋은 방식을 택합니다. 이야기를 나열하는 것보다 
효과적으로 이야기의 서사를 천천히, 그리고 자연스럽게 유저에게 전달할 수 있기 때문에 유저가 말 그대로 
'받아들이는데에' 부족한 것 없이 충분하죠.



  그러한 이야기를 전달하는데 있어 유저가 몰입할 수 있는 캐릭터가 바로 '데스몬드'였습니다. 
데스몬드는 이 매개된 환경을 유저가 경험할 수 있게 해주는 아주 좋은 캐릭터인데, 그는 바텐더로 일하다가 
아무런 정보 없이 앱스테르고에게 잡히게 되고 별다른 준비과정 없이 애니머스를 접하게 됩니다. 데스몬드 = 유저이며 
똑같이 아무런 정보 없이 바로 애니머스와 맞닥뜨리면서 바로 어쌔신크리드의 시스템과 이야기를 받아들이게 되는거죠. 
이로써 데스몬드=유저가 애니머스를 통해 재창조된 11세기, 15세기, 16~17세기의 세계 안에서 움직이고 그 안의 내용을 
조작하고 영향을 줄 수 있는 멋진 시스템이 되는 것 입니다.


  제가 어쌔신크리드에 빠졌던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 자신은 17번째 실험체 대상이며 전 실험체인 16호가 자살하며 남긴 
피의 메시지들. 그리고 그 메시지를 먼저 발견하고 은폐하려는 (도저히 막을 수 없을 만큼의 거대한) 조직. 그곳에 대항하는 
소수의 암살단이야기. 간단한 구조 같아도 세계의 창조부터 시작되는 실제 역사와 고묘히 맞아 떨어지는 세계관은 저를 
매료시키기에 충분했죠. 인터넷을 돌아다니며 평을 보다보니 '어크 스토리 별거 없다. 내가 써도 이보단 잘 쓸 듯. 유치원
작문 수준'라고 말하는 유저가 있었는데 글을 공부하는 사람들이나 실제로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들이라면 저렇게 
무서운 소리를 함부로 뱉지 못할 겁니다. (심지어 그 유저는 어크 스토리를 제대로 이해조차 하지 못한 상황) 
실제 있었던 역사 또는 설화 신화를 자신이 만들어낸 세계관에 맞춰 재해석하고 그 결과에 맞춰 다시 세계관을 확장시키는 일은 
정말로 어려운 일 입니다. 소위 '끼워 맞추기'라고 부르는 이 작업은 앞 뒤 뿐만이 아니라  자신만의 세계관에 대한 완전한 이해와 
자신감이 있어야만 하는 일이며 그 것으로 다시 앞으로 일어날 가상의 이야기를 실제 있을 이야기처럼 만드는 작업으로 살떨릴만큼 
괴롭고 힘든 작업이죠. (비슷한 맥락의 소설이 바로 '다빈치 코드'입니다. 성서를 비꼬아 전혀 다른 이야기를 출해내고 이어가는 
다빈치코드는 뛰어난 작문실력과 탄탄한 설정과 세계관의 뒷받침으로 이미 세계적인 베스트 셀러로 인정을 받았습니다. 이 작품을 
생각한다면 언급한 작문의 방법론이 얼마나 복잡한 기능인지 유추하실 수 있을겁니다.)


  이처럼 어쌔신크리드는 매력적인 세계관을 가진 것은 분명합니다. 현세대를 통틀어 이렇게 스케일이 큰 이야기를 다룬
게임도 없거니와, 그러한 작업을 7년째 이어하고 있다는 것은 어쌔신크리드라는 프랜차이즈가 왜 발매 때마다 800만장 
이상 팔아치우는지 설명해줍니다. 어쌔신크리드는 그만큼 유일무이하며 이런 장르를 바라고 원했던 (혹은 그런 성향인줄 몰랐던)
유저들을 매료시키는데 충분한 프랜차이즈죠. 특히 역사적 서사를 굉장히 즐기는 서양인들에겐 어쌔신크리드는 거의 보물같은 
존재나 다름없습니다. 한 커뮤니티당 어크관련 인원이 활동하는 것만 봐도 차이가 납니다. 당장 한국의 우리 카페와 비교해도 
그 차이가 명확하게 드러나는데, 카페에서 실제 활동하는 유저는 약 50명, 많아봐야 200여명 안팎으로 그 수가 굉장히 
적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나 외국의 게임 포럼이나 어크 커뮤에선 기본이 이,삼천여명이 넘어가고 좀 더 대형 포럼에서는 
1만명 이상이 매일 어쌔신크리드 이야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낯간지러운 칭찬은 그만하고, 본격적으로 어크가 왜 위기인지 말해보려합니다. 
저보다 더한 어쌔신크리드 빠돌이시거나 또는 어크엔 단점이 단 한치도 없다고 믿으시는 분이 있다면 
바로 뒤로가기 버튼을 눌러 이 글에서 빠져나가시길 바랍니다. ^^; 



이 글은 어크빠가 쓴, 정말 장문으로 구성된, 
어느 어크까가 쓴 글보다 더 심하게 그리고 더 정확하게 어크 3편을 탈탈 까는 글이기 때문입니다.







** 똥 싸는 도중 읽기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







2. 선과 악이 모호한 어쌔신크리드는 성공하기 어렵다.

  
  어쌔신크리드 1편이 게임 플레이에서는 부족했지만 2편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게 한 훌륭한 시리즈의 첫 작품이자
세계관을 잘 전달한 게임이 된 이유는 바로 '알테어'라는 조상의 이야기가 아주 뛰어났기 때문입니다. 2005년 첫 개발 당시에
어쌔신크리드같은 복잡한 오픈월드는 없었습니다. 엄청난 퀼리티의 오픈월드를 잘 활용하는 방법이 익숙한 때가 아니었고
효과적으로 미션을 구성하는 방법 또한 '정답'이 없는 때였기 때문에 반복되는 미션이 어크가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습니다.
대신 어쌔신크리드는 군중속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은신 시스템과 독자적 정체성인 '뷰포인트', '독수리의 눈'을 개발했고, 
그것은 많은 유저들에게 반복 미션을 덮을만큼 커다란 매력으로 다가갔죠. 때문에 어쌔신크리드 1편은 리뷰어들에게 시대를
열은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다시 알테어 이야기로 돌아가죠., 암살단밖에 모르던 기만한 젊은 베테랑 암살자 '알테어'가 자신의 실수로 강등 당하고
다시 밑바닥부터 계급을 올리기 위해 스승이 준 임무를 수행하다 이제껏의 자신의 신념을 의심하고 흔들리면서 다시 강직한
암살자 마스터로 재탄생된다는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어쌔신크리드 1편의 이 이야기는 유저들에게 '선과 악'에 대한 의문을 
다시 품게 만들었습니다. 현재 3편의 이야기가 1편의 연장선상에 있는 '선과 악'의 모호함인데 1편과 3편이 다른 이유는
바로 1편의 이야기엔 암살단이 '선'이라는 기본 전제가 강하게 깔려 있다는 것입니다.


  알테어는 '자유 의지'에 대한 아주 뚜렷한 믿음과 신념을 가지고 있는 캐릭터입니다.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워왔으며
그것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까지 할 수 있게 설계된 교육을 받은 암살단의 베테랑이죠. 기본적으로 형성되어 있는 캐릭터가
암살 타겟을 죽이면서 그들의 이상을 들으며 '암살단'의 이상이 꼭 완전히 맞는 것은 아니구나..하는 고뇌를 하게 됩니다.
알테어는 유저 자신이기도 하기에 유저 역시 알테어가 고뇌하고 의심할 때마다 '템플러의 이상도 그들 입장에선 틀린 말이
아니구나'같은 생각을 하며 종국엔 이해하게 됩니다.


  단, 중요한 것은- 템플러가 아무리 '사람들에게 자유의지가 있다면 책임을 지려하지 않고 무력으로 충돌할 뿐'이라는
말 되는 이상을 (자기들 딴에) 유저에게 아무리 주입시켜도 유저가 '그럴수도'라며 고개를 끄덕이지만 그 이상 동화되지 
않는 이유는 템플러가 그 이상을 실천하려는 방법이 비인간적이고 부도덕하며 평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이상이 합리적이고 말이 된다해도, 그 이상을 실천하려는 방법이 악하면 (살인, 조작, 교란, 갈취 등) 기본적으로
인간은 그 악행에 동의하지 않게되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 이상(템플러)을 '나쁜 쪽'이라 평가해 이상의 갈등에 서 있는 
자신이 속한 조직과 반대의 조직의 선악을 나누게 되죠.


  즉, 어쌔신크리드 1편이 '암살단과 템플러의 이상을 충돌시키고 꼭 하나의 의견이 정답은 아니며 
서로 다른 이상의 이해를 돕고 한번 쯤 생각하게 하는' 좋은 방식인 이유는, 이상의 옳고 그름은 불분명하지만 
그 것을 행하는 방법론에 분명히 선악이 나뉘어져 있기 때문입니다. 템플러가 취하는 비인간적이고 부도덕적인 
행동을 보면서, 유저는 적을 처리하는 것에 합리적인 당위성을 부여하기 때문이죠. 


  또한 1편 마지막에 가서 밝혀지는 알무알림의 배신과 암살단이 세워진 전모들이 밝혀지면서 모호했던 유저의 판단이 
선악을 구분짓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자유의지를 중요시 하는 암살단과 자유의지가 있으면 충돌이 생길 수 밖에 없으므로 
자유의지를 빼았자는 템플러의 이상이 서로 비등하여도, 그 방식에 있어 암살단은 희생을 하고, 템플러는 악행을 한다는 
점에서 유저들이 쉽게 몰입하고 어느 한편에 의지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방법론을 전혀 쓰지 않아서 문제인 시리즈가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로 어쌔신크리드 3편입니다. 
사실 어쌔신크리드 3편의 전체적인 스토리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코너 켄웨이라는 암살자도 굉장히 매력적이며
시기 적절한 아메리카의 건국 사건들에 교묘하게 맞물리며 인디언+영국인의 혼혈 암살자가 미국의 건국을 도와준다는
설정 역시 기가 막힙니다. 게다가 어쌔신크리드 3편은 위에서 언급한 어쌔신크리드 1편 처럼 '선/악'이 모호한 스토리를
전면에 내세웠고 템플러의 이상이 전 시리즈 통틀어 가장 명확하게 드러나는 시리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쌔신크리드를
벼랑끝에 내 몰은 주된 시리즈로 평가받는 어쌔신크리드 3의 문제점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첫번째, 선과 악이 모호한 이상의 대립을 그리고 있으나 템플러의 행동이 크게 악행으로 보이지 않는다.

두번째, 게임 플레이 자체가 역사적 사건만 쫒다보니 유저가 몰입해야할 주인공의 드라마가 모두 잘려나갔다.

세번째, 어쌔신크리드 게임 정체성을 이해하지 못한 개발팀의 과도한 오픈월드 확장성에 재미가 분산되어 버렸다.




  세번째 이유는 2부 게임성에서 다시 다루도록 하고, 지금은 첫번째 이유와 두번째 이유에 대해서 말해보겠습니다.



  첫번째 이유는 방금 어쌔신크리드 1편의 이야기를 이해하셨다면 단번에 무엇이 문제점인지 파악하셨을겁니다.
1편에서 템플러의 이상이 말이 맞는 것 같아도 그 방법이 악(惡)했으므로 유저가 선으로 몰입할 수 있는 쉬운 기준선을
제공했다면 3편에서는 그런 것이 거의 없습니다. 3편에서의 템플러들이 일으킨 악행은 미미하며 그들이 유일하게
밀어붙인 것이 있다면 아메리카의 자유를 억압하고 식민지화 시키려고 영국의 편에서 활동했다는 점입니다. 

  물론 이것만으로도 사람들의 자유의지를 빼앗고 억압과 탄압에 의한 방법론이므로 코너가 이것을 제지해야하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만, 템플러들의 악행이 그다지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코너가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과도한 
제지로 비춰질 수 밖에 없는 것이죠.



  만약 3편의 템플러들이 1편의 템플러들처럼 무고한 시민들을 억압하고 죽이고 이상한 인체실험을 하는 등의 
사이코적인 행동을 했다면, 코너의 템플러 제지는 빛이 났을 겁니다. 나이도 어리고 미국인도 아닌 코너가- 죽어가고 
고통받는 미국인들을 위해 몸을 다치고 희생하고 템플러를 죽인다. 그런데도 도와준 아메리카 군대에게 쫒기고 배신 당한다면 
코너는 더할 나위 없는 희생의 아이콘이자 가슴 아픈 암살자로서의 모든 면모를 보여주었을 것입니다. 

  실제로 어쌔신크리드 3편 출시 전 코너 스토리 예고편을 보면서 제가 기대했던 스토리는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미국인도 아닌, 괄시받고 종족의 위협을 받았던 인디언 혼혈 코너가 그들을 위해서 일하고 노력하면서도 종국엔 미국인들에게 
버림받고 혼자 싸우는 그런 역대급 암살자의 이야기를 기대했습니다만 (이렇게 나왔다면 코너는 아마 에지오보다 더 한 인기를
끄는 암살자가 되었을 것입니다) 3편의 전체적인 이야기가 너무 템플러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미국의 역사적 사건만 
조명하다가 코너라는 캐릭터가 상대적으로 빛이 덜 나게 되었죠.



  게다가 헤이담이라는 캐릭터가 너무나 신사적인 것이 문제였습니다. 
초반 게임을 시작하는 유저들에게 제일 먼저 몰입할 수 있는 플레이어블 캐릭터로서 매너있는 모습과 깔끔한 행동, 
그리고 인디언 여성 지오와의 로맨스까지, 마지막 그가 '템플러'였다는 반전 하나로 유저들이 몰입한 헤이담이라는 
캐릭터에게 등을 돌리기란 어려웠죠. 게다가 코너가 그렇게 믿었던 미국이 코너를 배신한다는 이유를 주기 위해 
코너의 마을을 불지른 것이 다름아닌 워싱턴의 명령이었다는 또 다른 반전은 결국 헤이담만 더욱더 청렴결백(?)하게 
보이게 만들었고, 그가 가진 템플로서의 이상은 어린 코너가 가진 저돌적인 '자유수호' 이상 보다 더욱 더 노련미 있어보이고 
뛰어난 이상이라고 유저들이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제가 뽑는 어쌔신크리드 3편의 최악의 요점은 게임 디렉터 '알렉스 허친슨'에게 있다고 보는데, 
시나리오 작가 코리 메이에게 한가지 그 책임을 물으라면 바로 위의 요소들을 묻고 싶습니다. 분명히 1편에서 유저가 
선악을 가르는데 템플러의 악행에 유저에게 몰입의 편의성을 제공하는 좋은 모습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3편에서 
중립적인 균형을 맞추기 위해 상대적으로 암살단 '코너'의 행동과 의무를 떨어뜨리는 것은 정말 최악의 선택이었다고요.
코너라는 캐릭터 자체가 코너만 놓고보면 굉장히 매력적이며 비운의 캐릭터이자 착한 캐릭터인데, 상대적으로 템플러가 
너무 좋게 비춰지다보니 코너가 더욱 더 안좋게 보이는 것은 당연지사. 


  코너의 모든 행동은 정말 자유 수호를 위한 일들이었습니다만 주인공을 빛나게 하기 위한 요소가(메인빌런-악당의 악행) 
떨어지다보니 유저들은 코너에게 몰입해야하는 것인지, 템플러에게 몰입해야하는 것인지 갈팡질팡하게 되고, 
어떤 쪽에도 제대로 몰입이 안되다보니 게임 전체가 모두 재미가 없고 이해가 가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3. 드라마가 손실되고 사건만 나열된 역사 교과서


  게다가 3편은 역사적인 사건을 시간 순서대로 따라가기 위해 시리즈 역사상 가장 정석적인 서사적 스토리텔링을 
택하고 있습니다. 게임 자체가 단 하나의 유동적인 배치 없이 1700년대의 연도를 쭉~ 따라가고 있으며 심지어 전체 시퀀스 
1/4 시퀀스를 헤이담에게 할애하고 있는데요..

  이것은 요즘 영화적 연출을 하고 있는 타 게임들에게 익숙해진 게이머들에겐 지루함을 일으키는 요소인데, 
이것이 과연 전 시리즈에서는 그러지 아니했느냐. 아닙니다. 전 시리즈들도 서사적인 스토리 텔링을 택하고 있습니다만, 
그것을 해소해주는 것이 바로 데스몬드 현대 파트들이었죠. 중간중간 현대 파트로 넘어와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시키거나 
의문을 품게 하면서(브라더후드) 이야기를 적절하게 환기시켰던 반면, 어쌔신크리드 3편은 현대파트까지 마지막 데스몬드가 
키를 얻어 유노가 나올 때까지의 반전을 숨겨놓기 위해 현대 파트마저 별다른 사건이 없는 평범한 진행이 이어집니다. 

  가뜩이나 코너의 이야기도 역사적 사건 따라가느라 순차적인 진행이 이어지는데, 데스몬드 현대 스토리마저 
별다른 흥미있는 이야기 없이 계속 이어지다보니 이야기의 주기적인 환기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것이죠.




  이것은 작가의 책임이 아니라 전적으로 게임 디렉터의 잘못입니다. 
제가 자주 트윗이나 블로그에 사견을 남겼을 때 언급된 게임 디렉터 '알렉스 허친슨'의 무능력함에 대한 신랄한 비평을 
보신 분이 계실겁니다. 게임 디렉터란 시나리오 작가가 구성한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이해하고, 이것을 게임화 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이야기 중 게임에 실어야 할 부분과, 버려야 할 부분, 그리고 재구성 할 부분을 선택해서 재밌게 
구조를 만들고, 전체적으로 레벨을 디자인하고 나누는 일을 하는데,  이 모든 것을 거의 안하고 '놀았다'고 평가할 수 
있을 정도로 어쌔신크리드 3의 전체적인 게임 벨런스는 엉망진창인 최악의 수준 입니다. 단예로, 헤이담 시퀀스를 3개나 
할애한 것이나 코너의 이야기를 심하게 줄여버리고 역사적 사건만 표현하는데 급급했던 시퀀스 진행이나, 감옥 미션, 벙커힐 
전투 미션 등 미션을 디자인하는데 있어서 이게 과연 암살자인지, 미국 군대 장군인지 모를 미션을 구성한 레벨 디자인 등이 
그러합니다. (관련 비평은 어쌔신크리드 3편 리뷰에서 자세히 다루겠습니다)


  이미 저희 어크 카페에서 활동 중이신 코싸피님이 게임에선 보여지지 않은 미공개 음원들을 어크3 데이터 파일을 추출하면서 
게임 내 얼마나 많은 생략과 축약과 편집이 이뤄졌는지는 거의 공식적으로 밝혀진 상태입니다. 예를 들면 코너의 어머니가 
아킬레스를 알고 있었으며 코너에게 영어를 가르쳤다는 내용의 코너와 아킬레스의 대화문 (게임 내 들어가야 할 이야기임에도 
정작 게임 내에선 삭제)이나 코너와 헤이담간의 아주 긴 중요한 대화 (코너가 왜 템플러를 제지해야하는지에 대한
당위성이 나타나는 대사들) 등등 엄청나게 많은 '드라마'가 소실되어있고, 데이터화 되지 않은 많은 부분들이 게임에서
삭제되었는지는 두말하면 입이 아플 정도입니다. 디렉터 알렉스 허친슨은 이러한 내용들이 게임 내에 별로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한듯 삭제시켰고 이런걸 넣느니 차라리 미국 역사 사건을 하나 더 미션화 시키는데 더 중점을 둔 것입니다. 


  이것은 영화로 따지면 사건을 넣기 위해 주인공들과 주변인들의 대화씬을 마구 편집해서 종국엔 사건만 계속 나열되는
지루한 블록버스터 포르노 영화라 불리는 저급 영화들과 비견되는 수준이며 게다가 사건만 넣은 것도 미션화가 너무
재미없게 되어서 그 의도조차 퇴색해버린 실패한 디렉팅이 되어버렸죠.



  얼마나 이것이 게임을 만드는데 있어서 무능한 것인지, 그리고 악역이 얼마나 주인공을 부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소위 명작이라 불리고 있는 '2편과 브라더후드, 레벨레이션' = 에지오 트릴로지를 통해 알아볼까요?





4. 에지오라는 암살자들을 위해 거의 바보 수준의 종이인형 같았던 악당들



  왜 어쌔신크리드 2편과 브라더후드는 많은 어쌔신크리드 팬들 사이에서 '재밌다'라고 평가 받을까요?
여러분들은 그 이유에 대해 곰곰히 생각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그 이유에는 굉장히 많은 요소들이 있습니다만 
(뒷받침되는 게임성을 포함하여 -이건 2부에서 다루겠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에지오'라는 캐릭터에서 기인합니다.


  어쌔신크리드 2편과 브라더후드의 스토리는 굉장히 간단합니다. 
몰입의 근본적인 소재인 '복수' 이야기는 복잡함 없이 전통적인 영웅의 서사 12법칙을 잘 따르고 있는데
에지오라는 캐릭터를 부각시키기 위해 해당 트릴로지의 악당들은 굉장히 평면적인 캐릭터들로 등장합니다.


  물론, 어쌔신크리드 2편의 로드리고 보르지아는 역대 가장 강력하며 뛰어난 악역임은 틀림 없습니다.
그는 자신의 욕망을 실현 시키기 위해서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으며 게다가 똑똑하기까지 합니다. 그는 막대한 부와
명성을 가지고 있으며 야욕 또한 거대합니다. 그러한 악인이 정의와 복수라는 일념하나로 끊기있게 덤비는 선역 에지오에게
패배한다는 스토리 (나아가 자신이 믿었던 선지자라는 타이틀이 에지오라는 사실에 무너지는 장면등)는 로드리고를 아주 
매력적이고 뛰어난 악역으로 만들어줍니다. 매력적인 악역을 구성하고, 그리고 그 매력적인 악역을 운명이자 실력으로 고루
패배시키는 주인공은 더욱 더 매력적이고 멋있을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에지오가 바로 그러합니다. 가족의 복수를 위해
아버지의 일을 물려받고(가문의 비밀을 알게되고) 암살단으로서 '성장'하며 종국엔 암살자 마스터로서 적을 패배시키고 후에
용서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느 유저라도 매력을 안느낄 수가 없을만큼 충만한 캐릭터성으로 뭉쳐있죠.


  이는 앞서 이야기 한 것처럼 악당이 얼마나 중요한 위치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악당이 평면적이고 저돌적일 수록 입체적인 주인공의 성장이 더 드라마틱하게 부각되며 유저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줍니다. 이것이 어크2가, 아니 에지오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회자되는 이유입니다. 


(**미숙한 젊은 암살자가 좋은 동료들을 만나 도움을 받고 성장해 나간다는 것도 굉장히 중요합니다. 
주인공이 믿고 의지할 수 있는 = 유저가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선생님이자 친구들의 게임 내 역할은 어떤 것들보다 더 중요하죠.
어쌔신크리드 3편엔 아쉽게도 그런 존재가 없습니다. 믿을 수 있는 스승도 그다지 좋은 스승도 아니거니와 믿었던 워싱턴 마저
코너의 시각에서는 불편한 고집쟁이일 뿐입니다. 유저는 과연 누구를 믿고 의지하고 배워야한단 말입니까. 
좋은 친구들이라 함은 농지 미션에서 볼 수 있는 마을 친구들 밖에 없는데 이런 좋은 요소가 선택 미션에 나오는 
주요미션 제외 대상들이라니! **)


  브라더후드에서는 그 것이 더욱 더 간결해집니다. 이미 많이 성장한 에지오가 거의 '완전체'가 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악당(체사레)은 쓸 때 없이 야욕만 큰 멍청이로 그려집니다. 체사레는 똑똑하지도 않고 지혜롭지도 않습니다.
단지 강력한 권력(힘)을 가졌을 뿐 아버지의 후광을 이용할 뿐 때 쓰는 어린애와 다를 것이 없죠.
지혜롭고 뛰어난 암살자 에지오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적이 심심하게 느껴지는 효과도 있지만 대신 주인공을 더 크고 
영웅스럽게 그리는데 더 좋은 효과가 나타납니다. 이로 인해 에지오는 브라더후드에서 그야말로 '전성기'를 누리게 되고 
플레이어는 신나게 모든 요소를 휘어잡게 됩니다.

(** 그것을 더 잘 표현하는 것이 바로 연속집행 시스템의 등장입니다. 
난이도는 쉬워졌지만 그 호쾌함과 먼치킨스러움이 브라더후드 전투의 최장점이겠죠! **)


  냉혹하게 판단하자면 사실 브라더후드의 스토리는 정말 거의 없다고 봐도 될 수준의 이야기 네러티브를 가지고 있습니다.
라이트한 유저들에겐 게임에만 몰입할 수 있는 점에서 브라더후드 스토리는 아주 편한 스토리라고 평가할 수 있겠습니다만
이야기 자체를 놓고 봤을 땐 시리즈들 중 최하라고 볼 수 있습니다. 1편이나 3편처럼 어떠한 사상의 대립도 없거니와,
유저가 생각할 수 있는 조그마한 갈등도 전혀 찾아 볼 수가 없습니다. 정말 '간단'하죠. 


  가볍게 브라더후드의 스토리를 표현하자면 '에지오 짱짱맨! 암살단 짱 템플러 병신!' 이 정도로 표현이 가능할 정도인데, 
유저에게 별다른 고민거리와 생각할 거리를 게임에서 주질 않으니 유저는 편하게(나쁘게 말하면 바보처럼) 게임의 시스템만 
오로지 즐기면 되는 것입니다. 이 것도 사실 브라더후드의 로마가 맵 크기가 작고 서브미션과 메인 미션의 시작점들이 깨알같이 
모여있어서 그 간극을 짧게짧게 줄여주니까 이야기의 늘어짐없이 빠르게 지나갈 수 있었던 것이지 만약 어크 1편이나 3편처럼 
맵이 어마어마하게 넓어서 이야기가 이곳, 저곳 이렇게 듬성듬성 떨어져있었다면 이야기와 이야기 사이의 극이 너무 떨어져 
자칫 루즈해질 수 있었겠지요. 


(** 어떻게 보면 멀티플레이어의 추가 때문에 이야기를 짧게 줄이고 맵을 축소시킨 것이 
유저들에게 좋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




  악당의 수준은 레벨레이션 가서 거의 최악 수준으로 치닫습니다. 레벨레이션의 악역이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십니까?
정말 존재감이라곤 두치오 수준도 안되는 악역인 (시리즈 최악의 악역) 아메드 왕자는 캐릭터의 욕망도, 방식도, 사상도 
어느 것 하나 잘난 것 없는 찌질함의 극치를 보여줍니다. 왕위 쟁탈전에서 자신들의 교합 충돌을 막기위해 템플러에 편승한
아메드 왕자는 적국을 이용하고 에지오의 여자를 납치하면서 도서관의 위치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합니다만 어느 것도
늙고 지혜로운 암살자 마스터에게 영향을 주지 못하며 종국엔 야망있고 거친 자신의 친형에 의해 사망합니다.
(오히려 19살 조카인 슐레이만이 훨씬 더 똑똑하고 지혜롭지요)

  레벨레이션은 할 이야기가 너무 많았기 때문에 사실 악역이 크게 부각이 안되어야 하는 것이 정상입니다만,
그래도 정도라는 것이 있는 터, 아메드는 악역으로서 너무 포스 없는 (게다가 정체도 너무 늦게 밝혀집니다)상태로
게임 진행에 긴장감을 주지 못합니다. 가뜩이나 레벨레이션은 슐레이만 이야기, 알테어 이야기, 암살단 이야기, 소피아 이야기
이렇게 4개의 이야기가 순서없이 쏟아져서 플레이어가 몰입하기도 어렵고 지루해지는데, 긴장감을 선사해야하는 악역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니 레벨레이션 진행 80%까지 지루할 수 밖에 없는 것이죠. 

  
  악당이 게임내 미치는 영향력은 이렇게 커다랗습니다. 

1. 주인공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하고
2. 게임 내 긴장감과 반전을 주며
3. 유저가 미션을 하는데 있어서 (선행을 하는 데 있어서) 당위성을 부여해줍니다.


(** 악당이 강하고 똑똑하며 매력적인 이야기의 예- 다크나이트, 007카지노로얄, 미션임파서블 3 **)


 

5.  매력적인 이야기이지만 야기의 기술적 구조가 총체적 난국에, 잘못된 세계관 확장으로 일어난 엔딩 문제들


  어쌔신크리드 2편과 브라더후드의 성공에 대한 이야기를 보면서 다른 의미로 왜 어쌔신크리드 3가 유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하는가에 대한 설명도 되었을거라 생각합니다. 템플러와 템플러의 이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주인공을 빛바래게 한 점, 템플러의 행위가 악하지 않아 유저가 옳고 그름의 판단에 있어서 흔들리게 된 점,
사상의 충돌과 선/악의 애매함을 강조하면서 기본적인 주인공의 선함과 희생에 대한 구조를 튼실하게 쌓지 못한 점.
이것들이 모여 유저들이 코너보다 헤이담에게, 미션 내용에 몰입하지 못하고 지루하게 된 것에 큰 책임을 지게 
되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데로 아메리카 식민지 시대의 인디언 혼혈 암살자라는 정말정말 매력적인 소재와 
캐릭터 (코너 자체는 문제없는 매력적인 캐릭터이자 비운의 캐릭터) 를 가지고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이끌어낸 것은
참으로 아쉽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사실 코너의 이야기보다 더 심한 문제는 데스몬드 스토리에서 나타납니다. 6년을 유저들과 함께 구르고 기억을 
틀했던 데스몬드에 대한 처우를 내팽게친 현대 스토리는 과도한 생략으로 인한 개연성 부족을 야기 시켰고, 
이전 시리즈에는 한번도 나오지 않은 이야기를 확장시키려 많은 이야기를 엔딩에 가서 한꺼번에 쏟아내는 바람에 
유저들이 이해하고 수용할 기회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세계관을 잘못 확장 시키는 방법으로, 이 글의 논점인
어쌔신크리드라는 프랜차이즈를 벼랑 끝에 몰게한 주범입니다. 


  어쌔신크리드는 미드 시즌제 형식과 같은 게임입니다. 이야기를 진행하다 커다란 떡밥을 던져놓고 시즌을 종료 한 뒤,
1년 뒤에 그 이야기를 이어가면서 일부 떡밥을 회수하고 다시 다른 떡밥을 던져놓고 시즌을 종료하는 식의 게임이죠.
때문에 어쌔신크리드는 반드시 1년마다 나와야 하는 식이며 (이야기를 던져놓고 2년이상의 주기를 가지면 이야기 흐름이
끊기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 어크는 현재 2009년부터 매년 발매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항상 아시아 유저들에게 엔딩이
끈금없다, 이게 엔딩이냐 식의 소릴 듣곤 하죠. ^^;; (미드 시즌제에 익숙하지 않은 아시아 유저들 대부분)

  비슷한 미드를 예로 들자면 드라마 '로스트'가 있는데, 떡밥의 제왕으로 불릴만큼 유명했던 미드입니다. 역시 시즌 1편의
엔딩 장면은 시청자들에게 엄청난 궁금증을 안겼고 시즌 2에서는 더욱 더 큰 떡밥을 날리며 명실공히 최고의 드라마로
자리잡습니다. 그러나 로스트는 이야기의 전체적인 뼈대와 구조를 튼튼하게 미리 세워놓고 이야기를 확장시킨 것이 아니어서
시즌이 거듭될 수록 이야기가 새 나가거나 전혀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거나 하면서 시즌 1,2가 주었던 만큼의 영향력 없이
시즌을 종료하게 됩니다. (떡밥회수도 온전히 다 하지 못했죠)


  현재 어쌔신크리드가 그러합니다. 한개의 컨셉에서 시작된 이 게임은 사실 시작이 SF였기 때문에 해적도 될 수 있고
시대에 따라 어떤 직업을 가져도 상관이 없는, 확장성이 뛰어난 소재의 게임입니다. 해적 뿐만이 아니라 만약 템플러가 
우주에 반인륜적인 행위를 하러 우주를 간다면 암살단도 우주에 따라가서 그들을 막는,  어쌔신크리드 : 스타워즈도 
가능한 게임이죠. 그러나, 확장성에 있어서 그 전에 탄탄한 이야기 구성이 필요합니다. 어쌔신크리드는 원작이 없는 오리지널
스토리이기 때문에 개발팀이 어떤 방향으로 이야기를 정하느냐에 따라 그 컨셉과 이야기가 나뉘게 됩니다. 사실 선조의 
이야기는 별 상관이 없죠. 중요한 건 현대 스토리의 확장을 어떻게 하냐인데, 이전 시리즈에서 한번도 등장하지 않았던
유노의 야욕을 갑작스럽게 등장시킨 것은 조금은 서두른 것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데스몬드가 세상을 구하는 것에서
전체적인 첫번째 이야기를 완전하게 종료시키고 나서~ 새로운 이야기로 넘어갔어도 늦지 않았을 텐데, 그것을 동시에
하는 바람에 이야기의 완전한 종결도,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도 이도저도 확실치 않은 상태가 되어버린 것이죠.
(그러나 유노가 등장함으로서 어쩌면 유노가 새로운 악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식으로 어쌔신크리드 세계관을 유니버스화 시키는 작업은 조금은 위험합니다. 물론, 어쌔신크리드는 항상 당황스런
이야기 이후 항상 만족스러운 이야기를 던져줬기 때문에 매번 믿지만 (어크3 빼고 이전까지) 3편이 너무 큰 실망을 주어서
조금은 걱정스러운데요.

  세계관이라는 것은 정말 중요합니다. 세계관이 촘촘하고 탄탄하게 구성된 게임은 어떤 상황에서도 이야기는 흥미롭게 
흘러갑니다. 이미 앞서 많은 이야기를 큰 줄기라도 구성해놨다면 게임이 재미 없어도 이야기가 그 부족함을 커버하게 되죠.
예를 들면 드래곤 에이지 2가 그러한데, 게임은 11개월만에 만들어져 엉성하고 엉망이지만 이야기 자체는 너무나 재밌어서
세계관 팬들에겐 반드시 해야할만큼 중요한 게임이 되었고, 3편 이야기 전 징검다리로서 뛰어난 역할을 합니다. 다른 게임으로
위쳐 시리즈가 또 그러한데, 세계관이 너무나 탄탄하고 벌어질 이야기가 잘 갖춰져 있으므로 1,2,3편의 이야기가 모두 하나처럼
느껴지는 좋은 형식을 띄고 있으며 유기적으로 연결됩니다. 이처럼 어쌔신크리드도 앞으로의 이야기가 (나올 4,5,6편의 이야기)
유기적으로 연결되도록 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현재 휴대용으로 나온 리버레이션의 떡밥까지 모두 잘, 천천히 회수하고
또 재밌는 이야기를 던져주길 바랍니다.








6. 끝으로... 어쌔신크리드 4편에 대한 불안함


  어쌔신크리드 4 인터뷰에서 게임 디렉터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에드워드의 행동이 가끔은 이해가 가지 않을 때도 있을만큼
어크4의 세계도 선악의 구분이 애매하다'...... 라는 소리를 했는데요. 개인적으로 어쌔신크리드는 드래곤 에이지처럼 선악이
애매한 게임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어쌔신크리드는 제목처럼 암살자의 신념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 신념에 대한 강한
뿌리가 박혀있는 그 다음에 템플러의 이상에 대해서 고민도 해보고 긍정도 해야하는데, 어크3처럼 그 기초가 단단하지 않으면
암살자를 플레이하는 유저는 사실상 어디에 편승해야할지 모르는 바보 상태가 되어버리고 몰입하기 힘들어지기 때문입니다.
부디 어쌔신크리드 제작팀이 왜 '에지오 트릴로지'가 어쌔신크리드 팬들에게 인정을 받고 인기를 얻었는지를 잘 생각해보았으면
합니다. 물론 선배 작가인 어크 메인작가 코리 메이가 더 멋지고 좋은 이야기를 선사하리라 믿습니다만, 3편으로 거대한
뒤통수를 맞은 것에 단단히 데였는지 걱정만 앞설 뿐입니다. (게다가 데스몬드도 가고 앱스테르고 직원이 주인공이라니.. 
- 이것도 어떤 복선이라고 생각됩니다만) 


  아무튼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렇게 쓸 때 없이 긴 "어크까기"글을 읽는 분들이 계실지는 모르지만
까려면 정말 제대로 까야지 그냥 남들 깐다고 편승해서 까는 제일 멍청한 짓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작성했습니다.

다음 <벼랑 끝에 몰린 어쌔신크리드 - 2부 게임성>에서 스토리에 플러스로 더욱 더 안좋아진 게임성으로 인해
어쌔신크리드가 왜 벼랑끝에 몰렸는지에 대한, 한번 더 크게 까기 위한 글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일단 이해력이 부족한 유저들이 떠들고 다니는 "데스몬드가 희생했음에도 지구엔 종말이 왔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어떻게 똑같은 엔딩영상을 보고도 지구에 종말이 왔다고 믿는 유저가 있는지 이해가 가질 않습니다만, 데스몬드의 희생으로
지구는 태양풍에서 벗어나 종말을 피했으며, 그 결과 70억의 인류는 살았고 대신 유노가 장치에서 풀려나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데스몬드는 삽질했다고 표현하는 유저들은 심각하게 이해력이 부족한 것이므로 혹시 그렇게 이해한 유저가 있다면 
반드시 다시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외에 어크3는 미국 만세라는 내용이라고 이해한 사람이나, 코너가 패륜아라고
이해한 사람, 헤이담이 사실 암살자인데 템플러 위장취업했다고 이해한 사람(실제 지식인에 존재함)아무리 불법복제로 어크를 
미성년자가 많이 한다지만 이건 나이 상관없이 독해 및 이해력 문제입니다) **


** 흔히 잘못 알고 있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 떠드는) 이야기 중 하나가 '원래 있던 이야기를 소설 팔아먹으려고 삭제했다'는
소문인데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닙니다. 어쌔신크리드는 매번 게임이 나올 때마다 소설도 공개했고 (2007년부터) 이번 3편 역시 
똑같이 소설이 나온 것 뿐입니다. 다만, 이전의 소설들이 게임의 원작 같은 느낌이었다면 이번 3편의 소설 '포세이큰'은 
헤이담의 자전적 일기 형식으로 외전처럼 헤이담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으며 철저하게 헤이담의 입장에서 쓰여진 드라마입니다. 
보통 어쌔신크리드 3편의 '코너 이야기 중 몇가지가 소설에 수록되어 있다. 소설에 실으려고 미션에서 뺐다'고 하는데 이건
소설을 전혀 읽지 않은 사람들이 누가 한 말에 그대로 편승해서 하는 말이고, 소설의 내용은 템플러 입장에서 미국 내 사건을
바라보는 헤이담 이야기 뿐입니다. 만약 '헤이담의 이야기가 일부만 게임에 실렸고 나머지는 소설에 있다'라는 소문이라면
그 소문이 맞겠지만 코너의 이야기가 이해가 안간다고 소설에 따로 실어놨다는 건 전혀 맞지 않습니다. 예컨데 코너의 단두대
사형 사건 때 코너의 목줄을 자른 것이 헤이담이라는 이야기가 소설에 실려있지만 게임에는 나오지 않습니다. 이는 게임이
철저하게 코너 시점에서 진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전혀 모르는 것으로 당연한 것입니다. 만약 헤이담이라는 인물을 게임에서 더 
입체적이고 중점적으로 다뤘다면 소설의 내용이 반드시 게임에 들어가야 하는 것이 맞겠지만, 코너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코너의
행동이나 미션이 이해가 안간다고 소설탓을 하는 것은 정말 소설 한줄도 안 읽어보고 하는 소리이니 휘둘리면 안됩니다. **
  

** 개인적으로는 어크3의 엔딩을 (데스몬드 이야기를 끝 맺는 것에 대한) 아쉽지만 만족하는 편입니다. 저도 현재 작가이고
이야기를 만드는 사람으로서 더 좋은 엔딩과 방식을 생각하고 만들어보지만 아마 제작진이 새로운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려는 것과 이야기를 종결시키는 것을 융합시키기 어려웠으리라 생각합니다. 다만 6년간 함께한 주인공 데스몬드의
마지막을 그딴식으로 아주 날림처리를 해버린 게임 디렉터에게 무한한 빅 엿을 선사하고 싶지만, 희생으로 지구를 구한 데즈의
마지막은 어느정도 예상한 것도 있고, 그렇게 되어야 하기 때문에 만족하는 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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