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게임 리뷰

존 맥클레인으로 돌아온 맥스페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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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분노하라, 그러면 그들이 방아쇠를 당기는 힘줄까지 보일 것이다

 

  일단 이 말부터 밝히고 시작하고 싶습니다. 저는 어떤 게임에 빠지면 거의 미친듯이 빠지는 버릇이 있습니다.

96년도부터  바이오하자드에 미쳐서는 흔하지도 않던 인터넷에 개인 홈페이지를 개설해 바이오하자드 매니아들을 모았었고, 

2000년도에서부턴 하프라이프에 빠져서 스토리 캡쳐 설명, 공략 따위를 블로그에 연재. 언젠가는 또 콜 오브 듀티에 헤어나질 못해

밀리터리 덕후가 되었다가, 2006년 바이오쇼크에 충격을 받은 나머지 쓰고 있던 시나리오를 모두 쓰레기통에 던지고,

지금은 어쌔신크리드에 미쳐 영상으로 어쌔신크리드를 만들고... 뭐. 이런식입니다.

 

그 연대 사이에는 또 뻐졌었던 게임들이 몇 몇 있었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맥스페인' 이었죠.

 

 

 

 

(2001년 출시작, 맥스페인 1편)

 

 

  레메디 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이 게임은 사실 1999년 출시 예정이었습니다.

1998년 게임잡지에도 '내년 기대되는 작품 10'에 자주 실리곤 했던 게임이죠. 제가 자주 다니던 나우누리 채팅방에는

이미 '맥스페인'이라는 액션 게임이 그래픽 노블 스타일을 표방하고 있다며 액션 게임 팬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1999년 여름이 되었고, 이 게임이 출시만 되길 기다리고 있었던 액션 게임 팬들은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발매일 무기한 연기'

 

 

 

이유도 모른채 '맥스페인'은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습니다.

 

 

 

그 이후, '맥스페인'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여러분들 잘 아실겁니다.

 

 2001년, 그래픽 노블 스타일의 느와르 액션 게임의 '맥스페인'은

 '블렛타임'이라는 막강한 시스템과 함께 발매가 되어 전세계를 사로잡습니다.

 

각종 액션 게임 부문 수상 타이틀로 노미네이트 되고 판매량은 급증했죠.

이 시기는 액션 영화나 액션 게임 매니아, 또는 SF 영화 매니아들이 '블렛타임'이라는 것에 거의 반 미쳐(?)있던 시기였는데,

그 이유를 제공한 문제작은 바로 이 것이었습니다.

 

 

 

 

(1999년 개봉, 영화 매트릭스)

 

 

워쇼쇼키 형제가 천문학적인 돈을 들여 만들었던 SF 다크 판타지 <매트릭스>는 블릿타임이라는 영상미와

철학적 요소, 혁신적인 액션신 등으로, 영화 SF장르에서 <2001년 스페이스 오딧세이>라는 영화와 맞먹을 정도로

엄청난 큰 획을 긋게 됩니다. 만화 컷신과 같은 장면들을 영화 스크린에서 구현했던 이 영화는, 개봉했던 1999년 여름 이후 

전 세계적으로  <매트릭스> X덕후들을 양성하며 하나의 커다란 문화로 성장해갔습니다......잠깐.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1999년 봄, '맥스페인' 제작자들은 게임을 거의 마무리 단계로 이끌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매트릭스>가 개봉을 했고, 제작자들은 단체로 그 영화를 보러 갔죠.

 2시간여의 미친듯한 영상적 혁신이 지나가자, '맥스페인' 제작자들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느꼈습니다.

영화에 쓰였던 '블렛타임'은 그들이 생각하기에 자신들의 게임인 '맥스페인'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아이템(?)이었던 것이죠!

 

그들은 발매일이 수개월이 남았던 '맥스페인'을 주저없이 정지시켰습니다.

그리고 1년여동안 자신들이만들어 놓은 '맥스페인'에 그 블렛타임이라는 시스템을 넣기 위해 고군분투를 하기 시작했죠.

 

 

 

 

(순식간에 느려지며 적들의 움직임이나 총알의 움직임을 확인할 수 있었던 블렛타임 시스템)

 

 

 

2000년 E3에서 그들은 이렇게 말합니다.

 

 "매트릭스를 보고 아! 저건 우리것이었어야 해! 라고 생각했죠"

 

 

그렇게 맥스페인은 블렛타임을 아주 효과적으로, 적절하게 사용한 게임으로

전세계 게이머들에게 호평을 받으며 센세이션을 이어갑니다. 근데, 비단 '블렛타임'만 주목을 받았냐구요?

 

 

 

아뇨, '맥스페인'의 진정한 매력이자 장점은 주인공 '맥스'에게 있었습니다.

 

 

 

 

 

(1편에서의 맥스 모습)

 

 

맥스는,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그저 평범한 뉴욕경찰이었습니다.

입에 담배를 물고 살던 그는, 마약 전담반에 있는 친구 알렉스에게 "오늘 부터 담배를 끊겠다!"라고 선언하고 집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집에 도착했을 때 그를 반겼던 것은, 정체를 알 수 없는 괴한들과, 차갑게 시신으로 변한 1살배기 아이.

그리고 사랑하는 아내였습니다. 한 순간에 모든 것을 잃어버린 맥스는 하늘이 떠나가라 울며 소리치죠.

 

 

 

 

(만화 그래픽 노블을 표방한 스토리 텔링이 많은 화제를 낳았다)

 

 

 

 

왜 맥스의 가족은 몰살 당한 것일까요? 그 괴한들은 누구였을까요? 맥스는 어떤 일에 연루가 된걸까요?

 

 

 

'맥스페인'의 오리지날 스토리는 이렇게 시작합니다.

 

이런 복수극이라는 동기를 가지고 유저들은 게임을 플레이 해 가면서 맥스와 동화되어 가기 시작합니다.

처참한 광경을 목격한 이후, 적의 공격에 맞게 된 마약 때문에, 맥스가 겪는 끊임 없는 악몽과 환상, 

그리고 자신을 잃지 않으려는 맥스의 독백들을 들으며 유저들은 차츰차츰 맥스에게 감정이입을 하게 되는거죠.

 

 

 

그리고 마지막 엔딩에 다달았을 때,

모든 원인과 원흉을 알게되고 처리하고 났을 때의 카타르시스는, 복수라는 테마를 가진 느와르가 주는

가장 강력한 최음제였습니다. 그렇게 모든걸 탈탈 털어버린 맥스의 뒷모습으로 끝이나는 엔딩 크레딧을 보고 있으면

 

이 게임이 진정한 '맥스'의, '맥스'에 의한, '맥스'를 위한 게임이었음을 다시 상기하게 되죠.

 

 

 

 

(맥스가 보는 죽인 아기와 아내에 대한 죄책감으로 가득한 환상들)

 

 

 

이후 2편 역시 1편의 맥스로 인해 맥스는 더 거대한 암흑조직에 연루되고,

그 안에서 맥스 자신과, 여주인공인 모나색스와, 새로운 세력들간의 싸움 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는 게임으로

많은 게이머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다만 1편에 있었던 컬트적인 재기발랄함이 빠지고 더 무겁고 어두워진 분위기와 혁신적이었던 전편에 비해

많이 달라지지 않은 시스템에 있어 지적도 받기도 했지요.

 

 

 하지만 '맥스'가 1편 이후 어떤 내면을 형성했는지 완벽하게 보여주는 스토리를 가진 게임이었습니다.

 

 

 

 

(나이가 더 들어 현실적인 중년이 된 맥스의 이야기를 담은 2편)

 

 

 

 

이윽고 2편이 발매 된지 근 9년만에 맥스페인 3편이 돌아왔습니다.

 

사실 2편을 했던 유저들은 맥스페인 3편이 발매된다고 했을 때 많이들 갸우뚱 했을 겁니다.

 

 

 

"할 이야기가 남았나....??"

 

 

 

2편의 엔딩에 대한 스포일러는 하지 못하므로 자세히 말할 수 없지만,

맥스페인 2편은 그 엔딩 자체로 "맥스"의 이야기가 깔끔하게 마무리 되는 엔딩이었으므로

 

 

올드 게이머들은 서로 스토리를 예측하기 시작했습니다.

 

 

2편의 여주인공이자 맥스의 새출발을 할 수 있게 가능성을 보이고

아슬아슬한 감정의 줄다리기를 했던 모나색스와의 이야기인지,

 

 

또는 1편, 2편에서 놓친 거대한 다른 마피아 조직이 그를 다시 습격한다거나 하며 말이죠.

 

 

 

하지만, 오랜만에 돌아온 맥스페인은 완전히 다른 게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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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에 쪄들어 사는 맥스페인을 예상하긴 했었지만...)

 

 

 

존 맥클레인이세요? ...........아니요, 맥스페인인데요..

 

 

GTA와 레드 데드 레뎀션으로 유명한 락스타가 제작하는 맥스페인 3는 결과만 먼저 말한다면 이름과 캐릭터만 따온

(캐릭터마저도 이름과 목소리만 따온) 전혀 다른 게임이 되었습니다. 전작과의 연결고리는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며

게임 내 대사내에 몇번 언급이 될 뿐입니다. 1편, 2편과의 연관성이 단 10% 없다는 것이죠!

 

제가 이렇게 분노하는 이유는, 바로 앞서  '맥스페인'이라는 게임의 정체성에 대해 길게 설명한 것에 이유가 있습니다.

 

 

이 게임은, 전작을 하지 않은 유저들이 새로 접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리팩 게임"이라는 것.

이것은 이해가 가지만,  한편으로,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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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페인은 NYPD에 은퇴한지 오래, 그간 술에 쪄들어 살며 그저 폐인과 같은 생활을 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경찰학교 동창인 파수스가 찾아와 그에게 경호 일을 하는게 어떻겠냐고 제안하고, 맥스는 쉬운일이라 생각하고

동의하여 부유한 재벌집안인 브란코 가족을 경호하는 임무를 맡게됩니다. 경호가 계속 되던 중, 로드리고 브란코의 아내인

파비안나가 갱단에게 납치되고, 맥스는 그녀를 구하기 위해 또 다시 지독한 고통속으로 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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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맥스페인 3편을 독립적인 타이틀로 따로 때어놓고 보면

스토리도, 게임플레이도 9-10점짜리 너무나 재밌는 게임입니다.

 

하지만 구지 이 내용을, 그리고 게임을 "맥스페인"이라는 게임으로 가져왔어야 했을까요?

이 스토리는 "맥스"가 아닌 전혀 다른 주인공, 다른 게임의 시작으로 했어도 아무런 차이가 없었을 겁니다.

 

"맥스페인 3"에는 맥스가 있지만 예전의 게이머들이 기억하는 "맥스"는 사라지고 없다는 느낌이 계속 든다는 것이죠.



초반챕터엔 그래도 예전의 "맥스페인"을 보여주려고 노력합니다. 레메디의 맥스가 언뜻언뜻 보이죠.

하지만 중간부터 맥스가 머리를 깎고 변하는 부분부터는 "락스타의 맥스"가 되어버립니다.


챕터7부터는 본격적인 락스타 스타일의 주인공이 되어버려요. 예전의 맥스는 전혀 찾을 수 없어요!


(게다가 맥스가 그런 성격이었는지도 전혀 몰랐었어요!!;;)




 

고뇌하고 갈등하며 자신이 벌이지 않은 난처한 상황에서 생존해 나가며 악몽과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치는, 몸부림쳐야 하는 맥스가 사라진 "맥스페인 3"은, 이 게임이 블렛타임을 가지고 있다는 것 외에는

 

 "맥스"여야만 하는 이유가 정확히 찾아 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ㅠㅠㅠㅠㅠ)

 

 

앞에 그러한 이유를 이해하기도 하지만 이해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어디로보나 이 맥스페인 3편은 애매한 포지션이기 때문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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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 역시 느와르 액션이 아닌 그냥 액션으로 바뀌었고, 스토리 또한 1편, 2편과 전혀 상관이 없으므로

시리즈를 처음 접하는 유저들이나, 락스타라는 제작사가 가진 신뢰성으로 나오는 타이틀을 하고 싶어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이보다 더 재밌는 게임이 없습니다.

 

스토리도 새로 시작하고, 단순히 맥스가 예전에 아내와 아이를 잃었던 사내였음을 알고만 있어도

 3편 전체를 즐기는데 전혀 문제가 없어 몰입이 쉽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죠.

 

 

또 하나는 <맥스페인 1,2편>과 <엔터 더 매트릭스>, <패스 오브 네오>라는 게임 이후 블렛타임을 이용한 액션게임은

망쇄적인 분위기로 떨어졌고, 최근엔 연출 기법에 쓰이기만 했을뿐, 플레이에 활용한 게임은 없었습니다.

 

 

시대는 지났고, 새로운 게이머들이 많아졌습니다.

 

10여년간 맥스페인을 기억 못하는 신 유저들에게 맥스페인 3편이라는 게임은 1편이 가져다주었던 신선함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좋은 아이템입니다. 무엇보다 오로지 "액션"에 치중한 게임은 근래에

희소할 정도로 찾아보기 힘들어졌기 때문에 (능력을 활용한다거나 특수한 방식의 게임들이 판을 치는 요즘)

 

 

단순히 총만가지고 쏘고, 죽이는 액션게임에 목말랐던 게이머들이나,

원초적인 재미를 추구하는 이런 장르를 접하는 신유저들에게 총을 난사하고,

블렛타임으로 적으로 정확히 죽이고 하는 카타르시스를 선사하는 시스템을 가진 이 게임은 너무나 재밌는,

 

액션 플레이에 충실한 타이틀인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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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맥스페인 이라는 네임벨류와 락스타 라는 네임이 합쳐져 나오는 거대한 브랜드의 시너지는

 '반드시 해봐야 해!' 라는 엄청난 포스를 쏟아냅니다. 

 

GTA 시리즈와 레드 데드 레뎀션이라는 엄청난 게임을 만든 제작사와 느와르 액션의 명작이라 불렸던

 

 "맥스페인"과의 결합이라니, 그저 소식만 들어도 "와!"라는 기대감을 주기에 충분하죠.

 

 

 

 

그리고 그 것에 걸맞게, GTA의 선형적 게임 버전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너무나 재미에 충실한 게임이 탄생합니다.

각종 웹진과 리뷰어들의 호평을 받으며 맥스페인 3편은  훌륭한 속편이자, 새로운 타이틀(?)로써도 인정을 받게 된 셈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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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담 기존 유저들은 모두 불만이냐?

 

아닙니다. 1편과 2편을 재밌게 했었던 게이머들의 시대 또한 지나갔습니다.

 

3편을 플레이 하기 위해 예전 향수를 뒤쫒고자 1편과 2편을 구해 다시 플레이할 여력은 찾기 힘들어졌습니다.

 

아련한 기억을 가지고 추억을 되살리며 하는 맥스페인은 오랜만에 그 느낌과 재미를 동시에 느낄 수 있게 해주죠.

 

이보다 더 좋은 효과가 어딨을까요? 새로운 유저와, 예전 유저들을 모두 만족시키는 프랜차이즈.

 

락스타에서는 레메디의 "맥스페인"보다 더 좋은 타이틀은 없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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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담 가장 피해를 본 부류는 어딜까요?

 

네. 바로 맥스페인의 스토리, 캐릭터 매니아들입니다.

 

1편과 2편 스토리와 캐릭터에 미친듯이 빠져들어 매니아를 자칭하며 게임을 수도없이 플레이하고 재밌게 즐겼던 매니아들은

게임을 플레이하면 플레이하고 스토리가 진행될 수록 자신이 하고 있는 맥스페인에 이질감을 갖게 되는거죠.

 

아냐, 분명 내가 기억하고 있는 맥스페인은 이게 아니야. 이건 맥스가 아니어도 되잖아..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이면 아주 쉽게 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왜 '맥스'를 이런 블록버스터 영화로 만들어놨어...!! 이건.. 존맥클페인이잖아.....

 

흔했던 환상 장면도 없고, 고뇌하거나 갈등에 차 있는 맥스는 없거니와 우울한 분위기, 또는 1편의 컬트적인 느낌도,

전작에 등장했던 코어 캐릭터들 역시 하나도 없는 이 게임은, 새로운 유저들과 옛 게이머들을 다시 불러들이는데는 성공했으나

 

오히려 맥스페인의 진짜 매니아들에게는 실망감만 안겨주고 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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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나 게임에서나, 시리즈가 많고 스토리가 너무 진행 된 게임들은

전작들보다 더 나은 걸 보여줘야 한다는 것 때문에 원작에서부터 너무 벗어나거나 허무맹랑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월은 변하고, 매니아들은 원작스러운걸 원하지만

새로운 유저들은 몰입도 안되고, 계속 더 신선한걸 원하는데 말이죠.

 

게다가 시리즈도 많고 스토리까지 더 진행된 상태라면,

게임은 팔려야하는게 정상이나 매니아들만 구입하고 정작 돈줄이 되는 신유저들은 구매를 하지 않게 되죠.

 

이럴 때 제작사나 작가들은 두가지 선택을 하게 되는데,

 

첫번째는 리부트고,

두번째는 전작들과 전혀 상관없는 새로운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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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들면 툼레이더 같은 시리즈도 스토리가 점점 산으로 가게 되어

기존 팬들이 아니고서야 안하는 타이틀이 되어갔죠.

장르를 롤플레잉으로 바꾸면서 타이틀을 버리지 않고 이어갔지만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새로운 유저들을 안기 위해선 당연히 그들은 선택할 수 밖에 없었을겁니다.

바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

 

 

맥스페인은 후자에 해당합니다.

 

게임이 가진 특징이나 시스템이 이미 완벽한 상태에서  프랜차이즈로서 힘을 가지고 있지만

나온지도 오래되었고, 기존 팬들 뿐만이 아니라 새로운 유저를 끌어안기 위해선 맥스페인은

새로운 이야길 시작하는 것이 훨씬 더 좋은 선택이었을겁니다. 대신 기존 팬들은 과감히 버려야 했죠.

 

 

그렇다면 팬들이 그런 것을 하지 말라고 때를 써야하냐? 아닙니다.

진정한 팬이라면 새로운 이야기의 시작, 새 유저들의 유입 또한 받아들여야 할 겁니다.

그래야 자신이 좋아하는 타이틀이 계속 나 올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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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늙은 주름이 보인다구

 

 

새로운 맥스페인 3편은 그래픽이 아주 뛰어납니다. 다이렉트 9, 10.1, 11을 모두 지원하며,

FXAA, MSAA, 테셀레이트 등 최신기술들이 모두 적용되어 디테일함과 자연스러움을 모두 커버합니다. 

나이트클럽신이나 나중에 등장하는 대 낮 전투신 등 많은 면에서 그래픽이 제대로 나타나죠.

 

다만, 필요하지 않은 부분에서는 과감히 저텍스쳐를 사용해 게임 내 로딩이나 표현 속도를 올렸는데

이게 사실 좀 걸리는 부분입니다. 텍스쳐가 뻥-하고 튀겨져있는 부분과 저텍스쳐 부분이 너무 차이가 나서

좀 이질감이 든다는 것이죠. 단례로, 차량 안에서 대화하고 있는 맥스의 얼굴은 초 고텍스쳐에 뛰어난 질감을 가졌는데,

맥스가 앉아있는 의자 시트나 차체는 그저 너무 저텍스쳐로 이뤄져 있어 둘의 조화가 이상하게 보이는 것입니다.

 

물론 더 중요한 곳은 당연히 컨벌세션 컷신이므로 인물 그래픽에 더 초점을 맞추고 더 신경을 써야하지만

이게 너무 차이가 나니 허허, 여기 봐라~ 이런 느낌이 든다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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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하다보면 광원이라던가 맥스 주위를 감도는 장소만의 특이한 쨍한- 색감이 있는데 그런 것들은 수준 급입니다.

 

 다만 게임을 하다보면 조금 갸우뚱 한 것이 밝기입니다.

기본으로 설정된 밝기 값으로 게임을 들어가면 약간 흐리멍텅한 느낌을 받습니다.

그래서 밝기를 조절하면, 조절 할 수록 이상한 느낌을 받습니다. 이는 게임에 적용된 컨트라스트가

굉장이 약하기 때문인데, 게임 초반 빌딩 안에서 햇빛을 받지 않는 부분의 콘트라스트가 너무 옅어 흐리멍텅한 느낌이

든다는 느낌이 들게 됩니다. 이는 빌딩 안과, 밖 시가전 때 느낌이 너무 다른 것에서 기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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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 그래픽들도 아주 좋습니다! 무엇보다 캐릭터의 얼굴 표정은 LA느와르 엇비슷하게 아주 좋습니다.

어떤 식으로 인물캡쳐를 했는지 모르지만 캐릭터들이 펼치는 연기는 실감나고 재밌습니다. 특히 맥스페인의 얼굴은

주인공이다 보니 더 많이 신경썼는지 표정이 아주 많이 다양합니다. 그에비해 주력으로 나오는 조연인 파수스의 연기는

보잘 것 없어 조금 실망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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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편과 2편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그래픽 노블 스타일에 연출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 전통을 어느 정도 남겨두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이는 3편의 스타일은 초반에 신선한 느낌을 던져줍니다.

만화적인 컷 나눔과, 진통제의 부작용을 보여주는 것 같은 환각적인 화면 연출등이 전체적으로 깔려있는데요,

 

사실 이것이 나중에는 짜증을 유발하고 눈 통증을 유발한다는 것은 조금 지적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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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맥스페인 3편의 스토리는 새로 시작하기에 아주 좋고 간단해서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스토리텔링'에 있어서 너무 아쉬운게 있는데요,

 

 

맥스페인3편은 게임 도중 현재와 과거가 왔다갔다 합니다. 

 

현재의 마지막 장면이 과거의 기억 첫 장면과 오버랩되듯이 이어지는 장면은 무척 좋고 연출적으로 고갤 끄덕이게 하지만,

게임 후반부에 들어서도 계속 맥스의 과거와 현재가 왔다갔다하니 스토리를 이해할 수 없는 비영어권 국가 유저들이나 영어에

약한 유저들은 스토리에서 해맬 수 밖에 없습니다.

 

영어를 알아듣는 사람들도 하면서 헷갈리는데, 아닌 분들은 오죽할까요.

 

무엇보다 스토리가 점점 고조되면서 그 고조된 분위기를 계속 이끌어가야 하는데, 갑자기 단서를 찾겠답시고

옛날 기억으로 돌아가버리면 새로 감정을 시작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과거 이야기가 끝이나면 다시

고조된 분위기의 맥스로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면 유저들은 또 다시 감정을 이끌어 올려야 하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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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맥스페인 3편 대화가 스킵이 안되서 좀 지루하다, 하는 분들이 있는데, 대화가 스킵이 안되는 것도 있지만,

스토리를 전달하는 과정인 텔링이 너무 전개가 산만하다는 것도 한몫을 합니다.

 

방금 언급한 현재 - 과거의 교차가 '자주' 일어난 다는 것이 하나고, 무엇보다 복선이라고 깔아논 요소를 억지로

유저들이 보게 하고 맥거핀을 주기 위해 과거로, 장면으로 이동하는 장면은 유저들이 받아들이기에 불편한거죠.

 

사실 간단한 스토리이고 어느정도 게임을 많이 하는 이들은 쉽게  결말이 예측 가능하기도 한데,

이 이야기를 최대한 느와르 식으로 비틀고자 노력한 것이 오히려 약간 지루함을 주는 약점이 된다고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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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무엇보다 블렛타임 시스템은 오히려 퇴화? 했습니다.

 

2편에서 새롭게 선보였던 슛닷지는 블렛타임을 소모하지 않고 다수의 적들을 한꺼번에 처리 할 수 있어서

라이트 유저들에게 꽤 괜찮은 반응을 받았었는데요, 사실 당시의 슛닷지는 약간 폼을 재거나 하는 느낌이 없지 않아 있어서

나이든 맥스가 하기에는 우스꽝스러운 느낌도 있었습니다.

 

사실 3편이 나올 때 그래서 블렛타임 시스템을 좀 더 현재의 맥스에 맞게, 좀 더 신선하게 나올 줄 알았으나

1편과 전혀 다를 것이 없는 시스템으로 나와 오히려 퇴보한 느낌도 줍니다. 게다가 벽이나 바닥에 닿으면 블렛타임이

풀어지기 때문에 1편과 2편에서 가장 많이 쓰였던 슬라이딩 블렛타임을 거의 쓰지 않게 됩니다.

 

적들의 체력이 너무 좋아 몸이나 팔 다리를 많이 쏴도 적들이 적들이 덤비기 때문에

폼 재려고 슬라이딩 했다가 얼마 맞히지도 못하고 벽에 부딪히거나 바닥에 떨어지면 맥스는 말 그대로 몰빵?을 당합니다.

(게다가 전편에서는 슬라이딩을 하면 마우스가 원래 있던 시점 그대로 있고 몸만 떴는데, 3편에서는 슬라이딩을 하면

마우스 시점 역시 갑자기 올라가버립니다. 그래서 원래 조준했던 곳이 엇나가 다시 조준해 쏘는데도 시간을 허비하게 되죠)

 

그래서 이번 작에서는 그냥 엄폐 후 블렛타임을 써서 적들의 머리를 정조준 하는 용도로 밖에는 잘 안쓰이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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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겨운 폐인킬러들은 여전히 맥스의 좋은 친구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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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가지의 단점들은 제외하고, 맥스페인 3편의 최고 장점은 바로 연출력입니다.

 

블렛타임을 이용한 연출은 아주 적재적소에 딱딱 들어맞게 연출 되었습니다. 블렛타임을 남용하지 않고

적당히 쓰기 때문에 게이머들은 서스펜스와 스릴을 동시에 느낍니다.

 

카메라가 리얼타임으로 컷신을 계속하다가 별다른 전환없이 바로 플레이로 이어지는 식의 연출이나

기존의 게임들이 스테디(흔들림 없이 컷신 속 캐릭터들을 따라가는 것)처럼 컷신을 이었다면

 

맥스페인은 보통 느와르 영화처럼 카메라가 뒤에서 뚜벅뚜벅 걸어가는 것처럼 따라가는 식의 카메라워킹을 이용해서

영화를 보듯, 더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하지만 여전히 컷신을 못넘기는 것은 지루해요. 1회차 때는 스토리 아는 재미에 계속 본다지만

2회차 때도 안되면 어찌합니까. 2회차 때는 컷신 나오면 집안일을 하고 왔어요. 어쌔신크리드 1편이 그래서 얼마나 욕을 먹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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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사운드!!!

 

사운드는 9점, 아주 좋습니다.

 

19세 등급 게임이라 총소리도 리얼하고, 멀리서부터 접근하는 소리ㅡ, 불소리, 물소리 등 사운드가 무척 뛰어나요.

이어폰을 끼고 게임을 하는 편인데, 그 공간감에 무척 몰입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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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맥스페인, 그러나 새롭고 싶지 않은

 

 

<맥스페인 3>는 분명 잘 만든 게임입니다. 앞서 지겹고 길게 언급했듯 새로운 유저들이 하기에 더할 나위 없는

타이틀이자 프랜차이즈이자 컨텐츠죠. 게임 플레이 역시 원초적인 총질, 쏘고 죽이는 것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에

하면 계속 하게 되는 중독성이 강합니다. 그것에는 당연히 블렛타임이라는 요소가 큰 몫을 하구요.

 

 

다만 이 리뷰의 찡찡대는 투덜거림의 이유는

너무나 맥스페인을 사랑했던 팬이 느끼는 아쉬움이 절절히 묻어있는, 애정어린 비판이라고 생각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면 디아블로 1,2편이 어두웠는데 3편에서 갑자기 밝아진게 이상하다고 느끼신다면,

제가 맥스페인 3편을 바라보는 느낌이 그와 같다고 생각하시면 될거에요.

하지만 재밌게 하니까요. 새로운 유저들도, 기존 유저들도.

 

 

락스타는 이제 범죄 액션 게임에 도를 튼 것 같습니다. 각 게임 제작사들이 자신들만의 성격을 확고히 하고 있는데,

 

 

유비소프트는 오픈월드식 암살, 잠입 액션에 도가 텄고,

너티독은 영화같은 선형적 어드벤쳐 게임에,

캡콥은 완벽한 게임 흙같은 DLC제자.ㄱ.. 아 이게 아니구나

 

그리고 락스타는 범죄 액션 게임. 따라올 제작사가 없는 것 같습니다.

 

GTA5가 너무 기대가 되네요.

 

 

 

 

 

리뷰는 여기서 마칩니다. 맥스페인 3편을 하면서 혹시나 몰랐던 전작의 맥스를

이 리뷰에서 조금이라도 발견하셨길 바랍니다. 아주아주 긴 넋두리 같은 리뷰를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맥스페인 1편 스샷은 네이버 만렙토끼 블로그 에서 퍼왔습니다. 나머지 맥스페인 3편 스샷은 직접 찍은 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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