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s 게임 리뷰

라라는 단순히 섹시하지만 않다 <툼 레이더>

라라는 단순히 섹시하기만 한 것이 아니다 <툼 레이더>



20여년 전, 한 섬에 배가 난파했을 때 기적적으로 살아난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그 곳에서 약 40여일을 버텼었는데, 지나가던 선박에게 극적으로 구조되었을시 

몸무게가 37kg 밖에 안나갔을정도로 그 섬에서 엄청난 고생을 한 것으로 보였죠. 


그녀는 이후에 정말 크게 유명해지게되는데 언론에 유명해진 것이 아니라 

쌩뚱맞게도 정신분석학자들에게 크게 유명해졌습니다.



무슨소리냐구요? 일단 이 질문부터 해보겠습니다. "지금 그녀는 어찌되었을까?" 




답은 이렇습니다. 
"당뇨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


난파 후의 기적적인 생존자. 그리고 당뇨.

이 두개가 가지는 공통점이 어떤 것일까요? 

그냥 나이가 들면서 당뇨병으로 죽은 것일까요?



그것은 그녀가 죽을 때까지 초코바를 입에서 놓지 않았다는 것에 답이 있습니다.

심지어 그 초코바 때문에 당뇨에 걸렸는데도 말이죠. 

그렇다면 그녀가 왜 초코바에 그렇게 중독되었을까.


그 기원은 여기 있습니다.


그녀가 섬에 난파해서 굶어죽기 직전, 그녀는 먹을 것을 찾기 위해 정말 이를 갈며 그 섬을 뒤졌는데, 

표류 한 곳 반대 쪽 해안에서 바로 배에서 쓸려온 초코바 하나를 찾아냈다고 합니다.

구조 후 정신과 의사에게 '초코바를 찾아냈을 때의 그 희열을 절대 잊지 못한다'라고 말할 정도로 

초코바를 찾았다는 그 사실 하나가, 그리고 그 초코바 하나가 오르가즘보다 더한 신경학적 쾌감을 선사한 것이죠.


그것은 곧 그녀의 트라우마가 되었고,  그녀의 뇌는 초코바 -> 희열이라는 공식을 만들어냅니다.

그리고 구조 후 일상적인 삶을 살면서도 일종의 정신적 질환처럼 매일 같이 초코바를 먹었고,

아이러니하게도 그녀를 섬에서 살아가게 했던 초코바는 그녀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요소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오늘 리뷰할 게임은, 바로 새롭게 리부트된 명작 액션 어드벤쳐 게임, <툼 레이더>입니다.



Tomb Raider OST - 19 A Survivor Is Born




라라, 큰 가슴 속에 있는 다른 그녀


판매 개시 48시간만에 세계적으로 100만장이라는 엄청난 판매고를 올리고 있는 이 게임은 

현재 수많은 웹진들의 호평과 추천들을 업고 유저들에게도 좋은 평가를 받으며 독보적인 2013년 상반기 최고 게임으로 떠올랐습니다. 

앞서 발매된 대작들 어쌔신크리드 3편이나 데드스페이스3, DMC, 크라이시스3가 상대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던 것에 비하면 

아마 근래 발매된 작품들 중 유저들에게 가장 만족스러움을 선사하는 게임이 아닐까 싶은데요,


이 게임은 1996년 발매된 <툼 레이더 1>의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자 

시리즈를 새롭게 리부트하는 작품이기도 하며 '라라 크로프트'의 탄생 과정을 설명하는 프리퀼이기도 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저 이 게임이 툼레이더라는 메이커를 리부트하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크로프트 家의 '라라'가, '어떻게 우리가 알고 있는 라라로 변해가는지에 대한 과정'을 그리는 성격이 강하다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기억하는 라라는 쌍권총을 들고 빵빵한 가슴에 

미끈한 허리 라인과 함께 달라붙는 핫팬츠를 입은 섹시 여전사로만 기억하고 있습니다.

더욱이 2001년 개봉한 영화 '툼레이더'로 인해 라라의 섹스심벌은 더 강해졌고 라라 = 섹시 라는 공식은 

지난 10여년이 넘는 시간동안 거의 정설로 통용되고 있죠. 


하지만 1편부터 게임을 진득하게 즐겨왔던 라라의 팬들은 

라라가 단순히 섹시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라라는 영국 런던 출생인 캐릭터입니다. 

그녀는 그 험난한 유적들을 '혼자' 탐험하고 거의 모든 역사와 신화에 통달한 학자이기도 합니다. 

또한 그녀는 심한 엘렉트라 컴플렉스 소유자이며 유물에 페티쉬적인 집착을 보여주는 캐릭터임과 동시에 

트레이드 마크인 택티컬 권총 두 개를 들고 아크로바틱한 몸 동작으로 적들과 싸우며 끝없이 영국식 유머를 던지는 캐릭터입니다. 


쭉쭉빵빵인 그녀의 몸은 사실 2차적인 매력이고, 실제로 라라가 보여주는 진짜 매력은 바로 언급한 것들에 있습니다.


특히 유적을 탐험하거나, 집사에게 던지는 유머는 '라라' 라는 캐릭터를 보여주는데 커다란 한 몫을 하는데,

대화가 부각되었던 툼레이더 2 ~ 4편에서 그런 특징이 제대로 나타나기 시작하고 크리스탈 다이믹스가 새로 제작한 

<툼레이더 : 레전드>에서부터는 그제껏 쌓아온 캐릭터성을 더 강화해 투영합니다.



그런 '라라'를 사랑하는 팬들은 제작사 운영진이 자꾸 라라를 성적으로 마케팅하는 것을 싫어했습니다. 

심지어 그녀는 수영복을 입고 야한 포즈로 잡지에도 실려 광고되었으며 지적인 라라를 표현하기 보다는 

가슴 큰 플레이보이 모델이나 성인배우들의 코스프레로 넘쳐났었거든요.


물론 그것도 그럴 것이 라라의 몸매는 정말 비현실적으로 좋거니와, 

그녀가 입고 있는 복장에서 오는 시작적인 것이 강했기 때문인데요. :-)


하지만 정작 게임을 플레이 하다보면 그녀가 보여주는 아크로바틱한 몸짓은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들고 

그녀의 성격 또한 유저들에게  커다란 매력으로 다가갔기 때문에 오히려 게임을 직접 플레이 하다보면

몸매가 아닌 인간적인 모습에 빠져들게 됩니다. 


하지만 그런 팬들에게 천청벽력같은 소식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헐리우드에서 <툼 레이더>의 판권을 사갔다는 소식.


슈퍼맨과 배트맨 말고는 만화와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들이 줄줄히 실패하던 헐리우드에 

새로운 바람을 몰아온 것은 2000년 브라이언 싱어가 감독한 <엑스맨> 1편이었습니다.


당시 그 속설을 깨고 엑스맨 1편은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고 헐리우드에서는 발 빠르게 

게임을 영화하는데에 눈을 돌렸습니다. 당연히 헐리우드가 첫번째로 선택한 게임은 바로 [툼 레이더]였죠.



영화를 잘 아는 분이시라면 헐리우드가 원작을 얼마나 괴랄하게 바꾸는지 아실겁니다

크리토퍼 놀란의<배트맨 비긴즈>가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헐리웃은 '원작보다 더 엄청난'이라는 슬로건이 대세였고

(일본은 거꾸로 '원작과 똑같이'입니다) 원작의 배경 설정만 따와서 완전히 새로운 영화를 만들거나 장르를 바꿔버리거나 

주인공의 성격을 완전히 바꿔버리는 짓(?)을 하는 것으로 유명합니다.


라라의 팬들은 툼 레이더가 할리우드로 건너가 헐리우드 식으로 바뀌면 영화가 어떻게 될지 

불 보듯 뻔했기 때문에 반대를 하기 시작하죠.  아니나 다를까, 라라의 역할에는 '안젤리나 졸리'가 확정됩니다.  

전세계 많은 사람들은 그녀의 외모가 똑같다고 수긍했지만 그것은 단순히 그녀의 굵은 입술과

큰 가슴과 섹스어필 가득한 눈빛만 같았을 뿐이었습니다.


팬들은 '미국인 안젤리나 졸리가 영국인 라라를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단순히 라라의 섹시함만 부각시키는 영화가 될거다'라고 한숨만 쉬었고 영화는 팬들의 예상대로 

안젤리나 졸리의 몸매를 비추는데 정신이 없는 영화가 되었으며, 인간으로서의 라라는 영화내에 온데간데 없었죠.

(여러분도 기회가 되면 영화를 한 번 다시 보시기 바랍니다. 얼마나 졸리의 몸이 부위별로 쪼개서 나오는지..  발, 허벅지, 엉덩이, 허리, 가슴..등등)


영화는 곧 초 대박을 쳤고 안젤리나 졸리는 툼레이더로 다시 오지 않을 전성기를 누립니다.  그리고?

전 세계인들은 라라 = 안젤리나 졸리 라는 공식을 머리속에 집어넣기 시작하죠.

때문에 안젤리나 졸리를 그렇게 반대했던 팬들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변한 라라, 하지만 부족했다


하지만 2006년, 크리스탈 다이믹스가 제작한 레전드부터는 오히려 이전 코어디자인이 확입했던 섹시한 라라를 최소화하고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라라로 재 조명하기 시작합니다. 라라는 최악의 시리즈였던 6편을 끝으로 

레전드에서 다시 리부트 되었고 그녀는 기존의 이야기에서 벗어나 이번엔 어머니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유적을 탐험하기 시작합니다.


지금 해봐도 참 재밌지만, <레전드>는 좀 더 스토리 연출을 강화하고 라라에 집중하면서 팬들이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때문에 엔딩쯤 라라가 감정을 폭발하는 신에서 팬들은 더 몰입했고, 후속작을 기다리게 할 만큼 아주 성공적인 리부트로 거듭납니다. 


하지만 참으로 애석하게도, 그 다음 해 이 게임이 나오게 되는데요..




언챠티드가 가져온 충격은 이루 말 할 수 없었습니다. 좋은 그래픽도 그래픽이지만

그냥 영화를 보는 듯한 엄청난 스크립트와 살아있는 캐릭터들. 그리고 쉬운 퍼즐과 호쾌한 액션.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이 게임은 '액션 어드벤쳐'라는 단어의 의미에 새로운 개념을 확립했고 게이머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특히 점점 나태해져가는 게이머들에게 더.


차세대기가 나오고, 유저들은 더 이상 툼레이더처럼 머리를 골싸매는 퍼즐을 풀 만한 노력 자체를 안하게 됩니다.

레일식 진행에 익숙해지고 제작자들이 이리가라 저리가라 마커 찍어주고 던져주면 플레이어는 가면서 컷신구경하고

총쏘고 컷신 구경하고를 하는데에 편해졌습니다. 그런 대부분의 게이머들에게 언챠티드는 종합 선물세트나 마찬가지였고

툼레이더 퍼즐 벽이 어려워 하다가 포기한 이들이나 입문 조차 못한 게이머들에게 언챠티드는 완벽한 대체방안이었죠.



물론 지금도 액션 어드벤쳐의 골수팬들은 언챠티드가 다 망쳤다! 라는 시기어린 말을 하곤 합니다만 

시대가 변했고 게이머들이 변해가면서 적재적소에 나타난 게임이 바로 언챠티드임은 부정할 수가 없지요.



(실제 라라의 얼굴이 제일 잘 표현되었다고 평가받는 언더월드 라라)



이에 툼레이더는 <언더월드>를 발매하지만 여전히 퍼즐은 어려웠고 (팬들 입장에서는 정말 쉬워졌다고 평합니다만) 

너무나 비현실적인 판타지 배경은 게이머들에게 허무맹랑하다라는 느낌만 심어줬습니다. 

나름 언더월드에서는 영화적 연출이 많이 들어갔고 꽤 많은 시도를 했으나 변한것이 딱히 크지 않았죠. 


10여년 된 캐릭터가 계속 똑같은 짓을 반복하는 것과 시시껄렁한 새로운 남자 캐릭터가 유후! 하면서 

새롭게 유적탐험하는 것과는 게이머들이 받아들이는 신선함의 차이가 달랐거든요.



툼레이더는 반드시 '다시 한 번 변해야만' 했습니다. 성공적인 리부트였으나 부족한 것이 많았죠. 

세대 교체된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으려면 툼레이더는 거꾸로 언챠티드다워져야만 했습니다.

액션 어드벤쳐의 단어를 만들다싶이 한 툼레이더가, 거꾸로 새로운 의미를 세운 언챠티드를 다시 따라해야함은

반드시 치뤄야하는 감기와 같은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팬들도 언더월드를 플레이하며

 '아... 조금만 더 시대에 맞게 게임이 변해간다면'이라는 생각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모든 것은 라라를 위한 장치


그렇게, 팬들의 바램대로 툼 레이더는 다시 돌아왔습니다. 

이미 한번 리부트 했던 작품을 완전히 다시 갈아엎어버리고 다시 한번 더 리부트를 한 이 작품은

초반에 언급했듯 굉장한 호평을 이뤄냈고 시리즈의 새 출발을 야기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새로운 툼레이더가 무엇을 만족시켰기에 이렇게 좋은 평가를 받는 걸까요. 

연출력? 낮아진 난이도? 정답은 여기 있습니다.



앞서 본문 제일 처음에 쓴 살아남은 여자의 당뇨 이야기를 기억하실 겁니다. 

이 짦막한 이야기를 처음에 인용한 것은 라라를 가장 잘 설명하는 예이기 때문입니다. 


트라우마와 집착에 대한 것을 가지고 정신분석학적으로 라라 = 유물 = 집착하는 것을 본다면 

이유를 몇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 하나는 아버지에 대한 엘렉트라 컴플렉스고 

또 한가지는 죽을 것 같은 위기를 넘기고 얻게 되는 화려한 결과라는 엑스터시 때문입니다.




리부트 전의 기존의 라라가 처음으로 유물에 빠지게 된 경위는 무엇일까요. 

그냥 크로프트 家의 속일 수 없는 피 때문에? 또는 아버지가 그렇게 해왔기 때문에? 

이 내용에 대한 작은 힌트는 이미 툼레이더 3편과 4편, 그리고 코믹스에서 잠깐 나타납니다. 


아버지를 따라 유적을 탐사하다가 아버지를 잃어버리고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순간이 라라에게 찾아옵니다. 

그 때 우연히 발견하게 되는 유물은 마치 난파 후에 찾아낸 초콜렛처럼 형언할 수 없는 느낌을 가져다 주었죠.

아버지가 라라를 찾아내고 유물을 찾아낸 라라를 칭찬했을 때, 그 순간은 어린 소녀가 가질 수 있는 모든 것과 같았을 겁니다.

이후 성인이 된 라라는 유물을 찾아내고 신화와 설화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등 병적으로 집착하는 모습을 보이게 되죠.




이런 라라를 이번 리부트에서는 좀 더 자세하게 다룹니다. 

현대의 시대에 사는 라라는 오히려 매일 유물과 신화와 설화를 말하고 다녔던 아버지를 등한시하고 믿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영향으로 고고학을 전공해 대학을 졸업했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버지를 믿지 않는 어린 여자일 뿐입니다.

하지만 배가 섬에 표류하게 되고, 그곳에서 생존을 위해 적들과 싸워가면서 그 섬에서 일어나는 초자연적인 현상을

직접 경험하고 자신의 지식으로 그 비밀을 풀어나가며, 죽을 고비를 넘기다가 우연히 발견하는 유물들.


이러한 '라라'의 성격을 구성하는 가장 기초적인 틀을 잡아내는 것이 바로 이번 툼 레이더가 가지는 정체성입니다.


아버지를 믿지 않던 고고학자 + 크로프트 家의 속일 수 없는 피 + 실제로 죽을 뻔한 위기에서 발견하게 되는 유물들

이 조합은 라라가 왜 유물에 페티쉬적인 집착을 하게 되는지 너무나 자연스러운 설명이 됩니다.



이처럼 이번 툼 레이더는 오로지 완벽하게 라라의 이야기이며 

라라가 어떻게 성장하고 어떤 경위로 우리가 아는 라라가 되어가는지를 보여주는 장치들에 불과합니다.




이번 툼 레이더가 보여주는 스토리는 사실 굉장히 형편없습니다. 단조롭고 평행하며 굴곡조차 없죠. 

게다가 그녀의 주변인물들 역시 모두 다 평면적인 캐릭터들로 가득합니다. 악역은 그대로 계속 악역이며 

선역은 끝까지 라라를 위한 선역으로 남습니다. 이야기 네러티브에 혹시 반전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지만,

되려 비비꼬아 유추한 유저가 민망할정도로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보이는 그대로 그냥 흘러갑니다.


히미코 설화를 바탕으로 구성된 난파 생존기인 이번 작품은 정말 게임의 레벨 디자인을 위한 배경일 뿐

딱히 유저에게 던져누는 메시지 조차 없습니다. 몇몇 유저들이 이 점에 대해 아쉬워하고 불만을 토로하지만

오히려 저는 이 점을 높이 사 작가를 칭찬하고 싶은데요,




툼레이더 수석 작가는 바로 여성, 리아나 프래쳇입니다. 그녀는 기존 남성작가들이 해왔던 것과는 다르게

사건들 보다 캐릭터의 감정에 더 충실하도록 네러티브를 집필했습니다. 이 게임이 '라라 크로프트'를 위한 것임을 알기에

그녀는 모든 것을 라라에게 초점을 맞췄죠. 게임내에서 유일하게 변해가는 캐릭터를 라라로만 한정시킨 것은 탁월한 선택이었습니다.


괜한 스토리의 반전이나 주변인물이 너무 개성이 강하거나, 또는 주변인물이 입체적인 캐릭터였다면

라라가 변해가는 과정에 할애를 할 수 없을 뿐만 라라에게 집중도 안되며 유저가 그 과정에 몰입할 수 있는 기회도 날려버리게 됩니다.

또는 이야기가 너무 복잡하거나 사건만 계속 따라가는 것은 그 연출이나 텔링이 정말 신박하고 대단하지 않으면  몰입도 안되고 지루하게 되는데요. 

(예를 들면 어쌔신크리드 3편이라던가? 또 예를 들자면 어쌔신크리드 3편이라던가?)



이야기가 구조가 단순하고 주인공이 입체적일 수록 관객(유저)은 주인공에게 더 몰입합니다. 

물론 생존이라는 배경자체가 '단순하다'라고 말할 수 없겠지만 다른 게임들이나 이야기들처럼 

어떤 복잡한 이야기를 가진 것과 대비해서 하는 말입니다.


사람이 변하기 시작 할 때는 말 그대로 위험이 찾아오는 순간부터입니다. 

자기 자신안에 '이런 나도 있었어?'하고 놀랄만큼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 모르니까요. 

라라는 그런 아주 좋은 환경(?)에 놓여지고, 자신을 변화시킬 사건들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리고 철저하게 그 과정을 계속 따라가기 때문에 우리는 라라의 변신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게 되는 것이지요.




물론, 그러한 변화를 (짧은 플레이 타임에 많은 이야기를 하는)게임상에서 유저가 얼마나 이해하느냐에 따라 나뉩니다만

(방금 적 한명 죽이고 헐떡이던 그녀가 또 다른 적들을 죽이고 하는 것 -> 게임임을 이해 못하고 딴지거는 것 등의) 

그것을 논외로 하더라도 툼레이더의 캐릭터 플롯은 잘 짜여져 있는 편입니다.


이야기가 단순하니 유저들은 라라와 액션에만 몰입하기 편하니 좋고, 

제작자는 원하는 바를 유저들에게 던져줄 수 있어 편합니다.

요즘들어 정말 이렇게 간단한 스토리 라인을 가진 게임이 정말 드물었기 때문인지

오히려 신선하다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연출에 대한 것은 조금 다르게 생각해봐야합니다.



모든 클리셰의 총집합


툼레이더의 연출은 거의 모든 장면이 다른 영화와 게임에서 쓰였던 장면들인데, 

정말 단 한 컷도 신선한 장면이 없을 정도로  거의 모든 클리셰의 총 집합이라 볼 수 있습니다. 

할리우드 영화의 명장면, 기존 다른 게임들에서 연출했던 장면들을 모아놓아서,  '어디서 많이 봤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데요. 

가뜩이나 새로울 것이 없는 시스템인 이번 작이 연출마저 어디선가 쓰였던 장면들이라니, 

이것만 보면 이번 툼레이더는 확실히 실망스러운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 클리셰들이 참으로 신기하게도 배치가 기가 막히게 되어있다는 점.


영화를 많이 보고 많이 아는 분들이라면

라라가 판자촌 도착할 때까지 나오는 컷신의 다음 장면을 그대로 예측할 수 있으셨을겁니다.

저 또한 판자촌을 지나는 미션까지는 '다음 장면엔 이 장면이 나오겠구나..' 생각하면 

딱 그런 장면이 등장해서 사실 맥이 빠지고 지루했거든요.



하지만 판자촌 다음 미션부터는 이러한 클리셰 장면들의 배열이 교묘히 바뀌기 시작합니다. 

분명히 이러한 식으로 진행될거라 예측했던 연출이 늦게 나오거나, 좀 나중에 나오겠거니 하는 장면들이 

갑자기 앞쪽으로 배열되어 나오는 등, 마치 유저들에게 같은 음식을 제공해도 순서를 바꿔 '놀랐지?' 하며 놀리듯 이어집니다. 

이런 점에서 점점 흥미로워지다가, 무릎을 탁! 치게하는 연출신이 이어지는데, 여기서 저는 다른 칭찬을 하고 싶습니다.




앞서 말했듯, 이번 툼레이더는 완벽히 '라라'의 이야기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사건과 적들은 들러리, 라라가 변화하는데에 있어 촉매제 역할을 할 뿐인데, 

단순히 스토리 네러티브가 그렇게 짜여있다고 해서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모두 표현되는 것은 아닙니다. 

연출로 어떻게 표현되느냐가 중요한 문제인데 그런 것이 잘 드러난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인데요!







(아래부터 게임 중반에 나오는 한 장면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아주 경미한 설명입니다만,

게임 내 어떠한 장면이나 내용도 미리 알고 싶지 않은 분은 스크롤을 내려 두번째 이미지 부분까지 스킵하시면 됩니다)








라라는 게임 중반, 잡혀있는 친구를 구하기 위하여 무려 적들이 우글거리는 소굴로 들어갑니다. 

초반에만 해도 살기 위해 발버둥 치던 그녀는 친구를 구해야한다는 일념하나로 적진에 뛰어드는 용기를 보여주는데, 

그것 자체만으로도 참 라라의 변화가 보입니다만 게임 툼레이더는그 상황을 이런 장면으로 표현합니다.


:: 친구가 죽기 직전의 상황, 라라는 그만 잡혀버리고 적의 명령에 의해 아무런 무기 없이 잡혀 끌려간다.

그 때 라라는 그냥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용기를 내어 적들을 밀어내고 스스로(!) 피웅덩이 속으로 뛰어든다.

그리고 잠시 뒤.... ::



이렇게 핏물 속에서 한참을 있다가 라라는 천천히 머리를 내밀고 적들이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본 후 일어납니다.

이 연출은 


그녀가 다가오는 위협을 피하기만 하던 살기위한 피동적인 생존자 라라에서 ->

살기위한 능동적인 생존자로 ('크로프트 家'로서) 각성하는 장면을 의미하는 중요한 장면입니다.



영화를 좋아하는 분들이라면 이 장면에서 딱 한 영화가 떠오르셨을겁니다.



(동영상으로 확인 -> http://youtu.be/3k5bbBMO_5Y?t=1m6s)




베트남 전 가운데, 주인공 윌라드가 섬에서 원주민들과 적들을 상대하면서 점점 전쟁의 광기로 미쳐가고

결국 마지막 자신의 임무였던 (더이상 임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이 광기를 끝내고 싶어하는

커츠대령을 죽이기 위해 잠입하는 명장면을 보여준 바로 프란시스 코폴라 감독의 "지옥의 묵시록" 입니다.


영화 지옥의 묵시록은 게임 툼 레이더(그리고 스펙 옵스 더 라인)와 굉장히 닮아있는데,

전쟁 상황에서 원주민 사이에 표류한 커츠대령이 신처럼 대우 받으며 반쯤 미쳐 있는 것과, 

주인공 윌라드가 처음에는 평범한 군인이었다가 살기 위해 원주민들을 학살하며 나중엔 커츠 대령처럼 광기에

물들어가는 변화 같은 것이 굉장히 닮아있습니다. (직접적인 이미지 채용은 스펙 옵스 더 라인이 더 가깝습니다)


주인공 윌라드가 잠입하기 위해 얼굴에 칠을 하고 물 속에서 등장하는 장면은 '생존자'로서 능동적인 생존자로 

각성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이 라라의 모습과 상당히 닮아있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스퀘어에닉스가 오마주 기법을 썼다고 생각합니다 ^^)

이러한 장면들이 라라의 변화에 맞춰 적시적지(適時適地)로 쓰이니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입니다.


(라라의 대사의 변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초반에는 겁에 떨다가 나중에는 살기위한 악에 받쳐 "모두 죽일거야!"라고 소리치는 장면이나

좋은 무기를 얻자 도망가는 적들에게 '그래, 도망가라!!" 이렇게 외치는 것도 변화를 잘 나타내는 예입니다)



만약에 툼레이더가 이러한 뚜렷한 캐릭터 변화를 주체적으로 하지 않으면서 클리셰만 나열 했다면

이것은 그냥 연출 짝퉁으로 가득한 게임이 되고 말았을겁니다. 하지만 툼레이더는 아주 제대로 그 기본을 해내지요.




이 뿐만이 아닙니다. 라라의 트레이드 마크인 택티컬 쌍권총을 (그 외에는 굵은 입술, 큰 가슴, 핫팬츠 @_@

어떻게 얻게 되고 활용하게 되는지도 기가 막힌 연출로서 등장합니다. 개인적으로 택티컬 권총 두개가 나오는 장면에서 소름이..

그 것은 그냥 단순한 동기가 아니라 게임 초반에 나오는 대사인 '희생은 선택하는 것'을 다시 재표현하는 장면이며 

새롭게 리부트된 툼 레이더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이기도 합니다

추가로, 게임 후반부에는 왜 라라가 혼자서만 여행을 떠나는지도 유추할 수 있는 장면과 대사가 언급되며

그녀가 '라라' 로서 변해가는 과정을 참 느긋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게임으로 그 역할을 충분히 해냅니다.


(첨언하자면 우리가 아는 '라라'는 뿅!하고 나타나는게 아닙니다.

 전작의 라라의 성격과 심리가 반영되려면 이런사건 이상은 견뎌내줘야 그러한 강철 여인으로 변모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스포일러라 언급할 수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장면장면 하나하나 다 뜯어 설명하고픈 욕심이지만)

'그녀'가 '그녀'가 되는 기원을 정말 완벽하게 그리고 있는 게임임은 분명합니다.




이전의 <툼 레이더>는 없다


하지만, 이런 툼레이더에도 단점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여타 다른 리뷰에서도 많이 언급된 '전혀 새로울 것이 없는 게임 시스템'은 지겨우니 논외를 하더라도,

(개인적으로는 기타 다른 게임에서 호평받은 장치를 가져와 짬뽕시키는 것은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는 안전한 방법이라 생각)

<툼 레이더>의 9개의 전작들을 이 게임에서는 단 하나도 찾아 볼 수 없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인데요.


퍼즐을 주력으로 했던 전작과는 달리 이번작에서는 아예 퍼즐을 버리고 액션 어드벤쳐로 장르를 변형했습니다.

그러므로써 퍼즐 때문에 유입이 어려웠던 신규 유저들 (라이트 유저들 포험)을 대거 끌어들였고 

흥행에는 완벽하게 성공했으나 기존 퍼즐을 푸는 재미에 빠져있던 기존팬들을 완전히 내치는 것이 되었습니다.

(요즘 머리 조금이라도 쓰는 퍼즐 게임은 안팔리거든요. 예를 들면 다크사이더스라던가? 또는.. 다크사이더스라던가?)



게임 중간에 라라는 동굴에 들어가 약간의 퍼즐을 풀고 아이템을 얻는 시스템을 가르켜 

전작들의 퍼즐의 축소화라 일컫는데 사실 이것은 어새신크리드 시리즈의 어쌔신의 무덤과 비슷한 것으로

오픈월드 중간에 비밀통로로 빠져들어가 약간의 퍼즐을 풀고 마지막에 아이템을 얻는다'의 시스템을 빌려온 것이지 

이것은 전작들의 퍼즐 잔재는 아닙니다.

(심지어 상자를 열어 수많은 돈 중에 겨우 한 움큼 집는 것도 같음 : 더 집으라고 더!!)



전작은 아예 섬이든 여행한 곳의 장소가 '퍼즐 그 자체'였지 따로 동굴 속에 마련되어있지 않았거든요.

유입이 어려운 요소인 퍼즐을 버리면서 아예 툼레이더라는 게임의 정체성이 손실되며 

그 정체성을 좋아하던 기존 팬들을 무시하는 변화는 사실 굉장히 아쉬운 편입니다. 


하다못해 언챠티드의 퍼즐정도 수준이라도 나오길 기대했습니다만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또한 QTE (퀵 타임 이벤트)로 게임의 전체적인 부분을 이끌어가는 부분 역시 상당히 많은 유저들의 질타를 받았는데,

콘솔 패드로는 해당 시기에 맞는 버튼의 이름과 아이콘이 뜨는 반면,  키 배치를 마음대로 하는 키보드로는 

그저 시스템 아이콘만 표시(윗 스샷 참조)되어 굉장히 많은 유저들에게 불편함을 안겨주었습니다.

(분명 초반에 아이콘에 맞는 키가 TIP으로 명시되긴 합니다)


물론 게임 시작 전 옵션에 들어가서 해당 아이콘에 어떤 키가 배치되어있는지 보는 유저들은 별 어려움이 없었으나

해당 아이콘이 나와 몇 십번을 죽어도 옵션- 키보드 셋팅에 들어가보지조차도 않고 다른 사람들에게 물어보는 유저들은 굉장히 어리버리 헤매야만 했죠.


아이콘의 문제 뿐만 아니라, 순수한 전투로만 적을 제압하기 보다는 이벤트에 의존하여 진행하는 부분은 상당히 아쉬움을 남깁니다.

물론 때에 맞춰 정확히 키를 입력하면 그 쾌감이 짜릿할지 몰라도, 실패했을 때 다시 그 장면을 또 봐야하는 불편함은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게임을 지루하게 하는 요소로 작용합니다. 


그 긴장감은 간헐적일때 발생하지, 어느정도는 유저가 호흡을 길게 멈추고 관람해야하는 때에도 

시시때때로 QTE를 시전하여 장면에도 쉽게 몰입할 수 없으니 참으로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또한, 맵간의 이동이나 스킬트리, 무기 업그레이드 등, 캠프에서 행해지는 시스템적 UI가 디자인적으로 산만한 부분이 있어

직관적인 아이콘과 모델링을 쓰고있음에도 불구하고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 불편함도 존재합니다.

특히 빠른 이동으로도 갈 수 없는 곳이 존재해서 그곳을 가려면 반드시 큰 맵 하나를 걸쳐 가야하는 반쪽짜리 편의도 존재하며

맵과 맵간의 로딩을 위해 강제적으로 몸을 낮춰 천천히 걷는 구간(비밀 동굴 입구, 터널이나 작은 수로)의 처리도 개인적인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특히 전작 언더월드에 추가되어 호평을 받았던 전력질주가 다시 사라진 것에 대해 불만입니다)




수 많은 논란을 이겨낸 툼 레이더만의 그것은..


초반, 툼레이더의 스샷과 영상이 공개되었을 때 가장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언챠티드와의 흡사함이었습니다.

사실 그 논란이 쌩둥 맞았던 것이 툼레이더를 익히 알고 있는 유저들이나 팬들에게는 굉장히 당연한? 변화였기 때문에

툼레이더의 변신을 보고 팬들은 "Finally!!"  하고 외치며 좋아했습니다만, 툼레이더를 전혀 모르는 유저들이나 신규 유저들에게는

단순히 언챠티드의 게임성을 그대로 배껴온 짝퉁 게임에 불과했기 때문이었지요.


심지어 연출이나 카메라 구도나 십자키로 무기를 바꾸는 것마저 똑같다며 짝퉁 게임이라 비난하는 유저도 있었고

그로 인해 라라가 액션 어드벤쳐의 어머니였네 아니었네 하는 설전역시 벌어졌습니다.


기존 툼레이더 유저들은 

'언챠티드 유저들이 툼레이더를 정말 단 한번도 안해봤구나'하는 신기함을 가지게 되었으니

참으로 재밌는(?) 설전이었다고 웃으며 말 할 수 있는데요.


(언챠티드보다 1년 먼저 발매된 툼레이더 레전드에는 십자키로 무기를 교환하는 기능이 있습니다.아니, 그런 게임이 한둘이 아니었지 참..)



(남성 유저들이 탄성을 내지른 장면. 배...배경이 멋져서..)

(남성 유저들이 탄성을 내지른 장면. 라...라라가 아플까봐..)

(남성 유저들이 탄성을 내지른 장면. 그....그래픽이 좋아서..)



이런 논란을 뒤로 한채 실제로 게임을 해보니 사실 툼레이더는 언챠티드의 액션 방향성을 따왔을 뿐,

사실 파크라이3나 (개발 기간이 차이가 나지 않으므로 벤치마킹했다고는 볼 수 없습니다) 

또는 어쌔신크리드의 시스템을 차용했거나 하는(생존본능은 어크의 독수리의 눈과 완전하게 일치합니다) 모습에 더 가까웠습니다.

그런 것들을 배제하더라도, 실제로 우리는 게임을 하고 나면 다른 게임 짝퉁이네! 할 수 없게 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라라 크로프트 때문입니다.


<툼 레이더>는 변신을 위해 기존의 다른 게임들의 요소요소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반대로 다른 게임들 역시 툼 레이더의 요소를 가져갈 수 있겠죠. 

하지만 세상에 그 어떤 게임도 절대 흉내낼 수 없고 차용할 수 없는 것이 바로 <툼 레이더>에 있습니다.

오로지 툼레이더이기 때문에 가능한 요소,  바로 '라라 크로프트'라는 캐릭터.

 

게임이 특출난 것이 없음에도 유저를 빠져들게 했으며 '분명히 다른 게임들과 비슷하긴 한데....'

그렇다고 또 '짝퉁이야! '할 수 없는...그런 마음 상태를 만드는 유일무이한 컨텐츠입니다.

앞으로 또 어떤 게임이 본문 초반에 언급한, 그런 인간적인 라라를 흉내낼 수 있을까요?


이제껏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겁니다. 


툼레이더라는 타이틀이 이렇게 스스로 라라를 재탄생시키지 않는 이상말이죠.




생존자의 탄생


우리는 이제껏 2013 리부트 <툼 레이더>가 게임으로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보았습니다.

툼레이더의 메인 카피인 "A SURVIVOR IS BORN" 처럼, 그녀가 마침내 생존자로서 새롭게 탄생하는 마지막 엔딩장면까지

'단순히 사건을 플레이한다'가 아닌, 프리퀼의 성격을 띈 작품임을 알고 게임을 시작한다면 더욱 더 몰입해 즐길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사족이지만 다음 작품에서는 유저들이 많이 기대했던 섬에서의 '생체적 생존'에 대해서도 컨텐츠를 늘려주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

(생존이라는 컨셉이 비단 베어그릴스의 Man VS Wild 같은 컨셉에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라 생명의 위협을 받는 적들에게 둘러쌓인 상태에서

살기위해 적을 죽이고 해쳐나가는 것 역시 생존인 것이라 생각했는데 많은 한국유저들이 정말 저런 컨셉의 게임을 바랬던 것 같습니다. :-)

사실 적들도 엄청 많고 아예 군락이 형성된 곳인데 그리 오래 사냥에 매달릴 필요성이 거의 느껴지지 않지 않았나요? @_@........

개인적으로는 게임 초반 표류 직후이기 때문에 사냥 컨텐츠가 '지나간다'라고 느꼈..)




툼레이더는 참으로 신기하게도 정말 '이제 시작'입니다.

성공적인 리부트작으로서 14년이나 된 게임을 정말 깔끔하게 새 IP 처럼 데뷔시켰고

뛰어난 그래픽, 좋은 컨텐츠들의 짬뽕, 그리고 새롭게 작곡된 툼레이더 메인테마 OST 까지...

(개인적으로 이벤트 스코어가 다양하지 않아서 아쉬웠을 뿐, 

한 테마를 설정해 버전에 따라 변주하는 것은 타이틀에 그 음악을 각인시키는데 좋은 효과가 있다고 봅니다)



이제 다음 작에서는 정말로 '툼레이더'만의 어떤 것을 보여줘야만 하며 (라라의 레일로프는 반드시 부활해야!!)

힘들게 기원을 보여준 '라라'라는 캐릭터도 역시 입체적으로 다뤄야 할 것입니다.



2013년 상반기 '순수한 재미'에 목말라있던 유저들의 갈증을 완전히 해소시켜준 <툼 레이더>.


복잡한 스토리 라인이나 어려운 퍼즐따위는 개나줘버려! 하는 유저라면

툼레이더는 거의 한치 오차가 없는 완벽한 선택일 것입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참, 게임을 플레이 하고 나면 자신이 조금 이상하다고 느껴질지도 모릅니다.


왜냐구요?


저는 그랬거든요.




세상에 상처난 팔을 헝겊으로 치료하는 여자가 


그렇게 섹시해 보일줄 꿈에도 생각치 못했기 때문입니다.








리뷰, <툼 레이더>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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